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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40여차례 들락날락… 그곳 사람들도 똑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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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40여차례 들락날락… 그곳 사람들도 똑같아요”

입력
2017.08.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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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

데이비드 구텐펠더

서울 명소들 촬영 위해 방한

“슈퍼마켓 에스컬레이터에서

딸이 다칠까 번쩍 들어준 아빠

평양 모습 중 가장 기억 남아”

40번 넘게 다녀온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구텐펠더 . 신상순 선임기자
40번 넘게 다녀온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구텐펠더 . 신상순 선임기자

“밖에서 볼 때 북한은 이상한 나라, 과연 사람이 살 수 있는 나라일까 싶었지만 막상 가보니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더군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구텐펠더(48)가 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부터 40번 넘게 북한을 방문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4박 5일간 머물면서 서울의 명소를 뷰파인더에 담는다. 이 사진들은 100만명이 받아보는 그의 인스타그램과 관광 가이드북 등을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다. 그는 “분단 이후 남한과 북한, 서울과 평양의 모습을 알고 싶어서 왔다”며 “에너지가 넘치는 도시 서울의 진짜 모습을 찍고 싶다”고 덧붙였다.

2013년 구텐펠더가 북한에서 자신의 아이폰으로 찍어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2013년 구텐펠더가 북한에서 자신의 아이폰으로 찍어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그와 한반도의 인연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P통신 사진기자였던 그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역사적 순간에 함께 있었다. 구텐펠더는 “50년 간 헤어져 있던 가족이 3일밖에 만나지 못한다는 비극에 마음이 움직였다”며 “그때부터 남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이 서방 언론 중 처음으로 북한 평양에 종합지국을 세우면서 북한이 사진 취재를 정식으로 허가한 첫 외국 사진기자로도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했던 2000년을 시작으로 여성 평화운동가 30명이 비무장지대(DMZ) 평화걷기 행사를 진행했던 2015년까지 북한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폐쇄적이었던 북한의 변화도 몸소 느꼈다. 그는 “처음에는 호텔 창문도 까만 천으로 덮어 바깥을 보지 못하게 할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일반 시민들의 모습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2013년 1월 북한인 가이드의 모습을 아이폰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은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공항에서부터 휴대폰을 압수했던 북한이 외국인에게 휴대폰 소지는 물론 3G 네트워크 접속을 허용한 첫 날이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 100장’으로 이 사진을 꼽기도 했다.

세계보도사진상을 8번 받고, 북한을 40번 넘게 다녀온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구텐펠더씨는 4일 “분단 이후 남한과 북한의 모습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세계보도사진상을 8번 받고, 북한을 40번 넘게 다녀온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구텐펠더씨는 4일 “분단 이후 남한과 북한의 모습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그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도 여러 번 찍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평양의 한 슈퍼마켓에서 본 부녀의 모습이다. 구텐펠더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던 아빠가 마지막 계단을 남겨두고 딸을 번쩍 들어 올려줬는데 나도 똑같이 내 딸에게 하는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장면을 찍은 사진을 두고 주변에서 ‘배우가 연기를 한 것 아니냐’, ‘평양에는 슈퍼가 없다’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말 동안 창덕궁과 한양도성, 남산골 한옥마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한강 등 서울 곳곳을 촬영한 후 7일 떠난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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