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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몰랐다” 최지성 “내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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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몰랐다” 최지성 “내가 했다”

입력
2017.08.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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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지키기’ 나선 삼성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연합뉴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뒤 처음 입을 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의혹 내용이 자신에게까지 보고 되지 않았다는 취지인데, 반면 이 부회장에 앞서 피고인 신문을 가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은 “이건희 회장 와병 후엔 내가 삼성그룹 결재라인의 ‘최윗선’”이라고 말해 이 부회장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 부회장을 포함, 뇌물 사건에 관련된 삼성 전 임원 전원이 공동 변호인단을 두고 재판에 대응하고 있는 만큼 총수를 지키려는 삼성 그룹 차원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2일 열린 재판에서 이 부회장은 “승마 지원 경위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당시 정유라 선수와 최순실씨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2015년 7월 25일 2차 독대 때 승마와 관련된 질책을 받은 건 맞지만 이후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독일로 출국해 구체적으로 승마 지원을 하기까지의 경위는 챙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최지성) 실장께서 챙기시겠다고 해서 제가 할 일은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그 뒤로 챙기지 않았다고 답했다.

삼성이 최순실씨가 소유한 코어스포츠와 승마 지원 용역 계약을 맺은 사실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내용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여름에 문제가 돼서 실장님이 ‘중단해야 되겠다. 이슈가 될 것 같다. 참고로 알고 있으라’해서 그 때서야 처음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말했다. 독대 때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 얘기가 없었다고도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본인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고 피력하며 그 배경을 10분 가까이 설명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부회장의 이날 피고인신문은 오후 4시45분쯤부터 시작돼 밤 11시가 넘어서야 종료됐다. 재판부는 3일 이 부회장에 대한 나머지 신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반면 앞서 피고인 신문을 받은 최 전 실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든 책임을 떠안은 자세를 취했다. 최 전 실장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 정유라씨 승마 지원 필요성을 전해 들었지만 이를 이 부회장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유라 지원이) 문제가 되면 ‘나는 벌써 40년 근무했으니까 책임지고 물러나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이유를 댔다.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다면 ‘스톱’ 해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밝힌 대목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 무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정관주 전 국민소통비서관의 증언(“수석께 한번이라도 보고했으면 지원배제 업무가 중단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후회가 된다”)과 유사하다. 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자체도 이 부회장이 반대하는 것을 본인이 추진해 관철시켰다고 주장했다.

삼성의 ‘총수 비호’는 이미 특검 수사 때부터 이어진 전략으로 재판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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