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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올스타전을 ‘죽을 둥 살 둥’ 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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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올스타전을 ‘죽을 둥 살 둥’ 뛰라고?

입력
2017.07.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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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올스타가 29일 베트남 하노이 미딩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경기에서 골을 내준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K리그 올스타는 0-1로 패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올스타가 29일 베트남 하노이 미딩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경기에서 골을 내준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K리그 올스타는 0-1로 패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근호(32ㆍ강원), 김신욱(29ㆍ전북) 등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K리그 올스타가 29일 베트남 하노이 미딩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0-1로 완패했다. 유효슈팅 7대21로 크게 밀린 것에서 보듯 1점 차 패배가 다행일 정도로 졸전이었다. 베트남은 동아시안 게임을 준비하는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이었다. 이근호는 경기 뒤 “안일하게 대처한 면이 있다”고 고백했다. 우리에게만 ‘축제’였지 베트남에게는 100% 기량을 발휘할 평가전이었던 셈이니 경기 내용과 결과도 어느 정도 예견된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49) FC서울 감독이나 금쪽같은 휴식기에 베트남까지 날아가 경기를 뛴 선수들이 패전의 비난을 받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올스타전은 늘 그래왔듯, 즐기듯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는 게 정상이다. ‘참사’ ‘굴욕’ 등의 단어를 써 가며 이날 패배를 한국 축구 위상과 연결 지을 필요도 없다. 청군 올스타가 백군 올스타에 졌다고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올스타전은 올스타전일뿐이다.

황 감독이 패배 후 “올스타전에 대한 관점을 어디에 둬야 할 지가 중요한 것 같다. 승부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을 위해서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듯 책임은 이런 희한한 올스타전을 기획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져야 한다.

프로연맹은 “K리그가 동남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로 만들고 싶었다”고 항변한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논란만 일으킨 이번 올스타전이 K리그 홍보에 얼마나 큰 역할을 했고 그만큼 실속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돌이켜보면 K리그 인기가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한 최근 5~6년 동안 올스타전은 종종 입방아에 올랐다.

2010년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FC바르셀로나를 초청했는데 불성실을 넘어 오만에 가까운 그들의 태도로 K리그는 상처만 받았다. 2013년 K리그 클래식(1부)과 챌린지(2부) 올스타가 격돌했는데 황당하게 비시즌 휴식기 중인 유럽 프로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을 억지춘향으로 끼워 넣었다. 표가 좀 더 팔리고 흥행에 도움될 거란 얄팍한 계산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유럽파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K리거는 들러리를 선 꼴이 됐다.

살림이 넉넉지 않은 프로연맹이 올스타전을 통해 짭짤한 수익이라도 거두는 걸까. 그것도 아니다. 올스타전은 따로 스폰서가 붙는데 금액은 3억~4억 원 수준이라고 한다. 올해는 베트남축구협회 초청이라 항공료와 숙식비 등을 지원받는 정도였다. 프로연맹 관계자도 “올스타전은 수익이 목적은 아니다”고 했다.

그 동안 프로축구 관계자들에게 수없이 던졌던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본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올스타전인가. 이런 올스타전을 꼭 해야 하나.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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