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의 노다 요시히코 간사장이 25일 이달초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 패배 등에 책임을 지겠다며 뒤늦게 간사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과거 국회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언하는 모습. 도쿄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학 스캔들’에 따른 지지율 폭락으로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 가운데 제1야당인 민진당도 책임론으로 들끓고 있다. 민진당 역시 이달 2일 치러진 도쿄도(東京都)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데다, 정권의 위기에도 기회를 살리기는커녕 한 자릿수인 당 지지율이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급기야 당의 실질적 운영자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ㆍ전 총리) 간사장이 25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간사장의 책임”이라며 도쿄도의회 선거 패배에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자민당의 ‘역사적 참패’에 가려서 부각되지 않았지만, 민진당은 7석이던 도의회 의석이 5석으로 줄었고 선거내내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열풍에 가려 존재감이 미미했다. 도쿄지역 최다득표 참의원인 렌호(蓮舫) 대표는 분위기 일신을 위해 차기 중의원선거 때 도쿄지역에 출마해 승부를 걸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당내분위기는 냉담하다. 소속의원 간담회에선 “‘새로운 세대의 민진당’을 내세워 당대표가 된 렌호 대표 체제는 구 민주당 색깔밖에 안 보인다”라며 “당대표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렌호는 지난해 9월 당대표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의 얼굴이 됐지만 과거 민주당 정권 붕괴에 책임이 있는 노다 전 총리를 간사장에 기용하면서 반발에 부딪혔고, 대만출신 ‘이중국적’ 논란으로 내부 지지를 크게 잃었다. 최근 마이니치(每日)신문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하락한 5%에 그쳤다.

하지만 당세회복 전략을 놓고 민진당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중의원 총선을 위해선 고이케 도쿄도지사 측과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과 공산당 등과의 야권공조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으로 양분돼 있다. 당내 보수진영은 공산당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다.

모호한 정체성으로 인해 민진당은 개헌 이슈 대응에도 혼선을 빚고 있다. 아베 총리는 가을 임시국회에서 자민당 개헌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지만 민진당 측은 이에 동조할지 여부를 명확히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대변화에 대응한 미래지향적인 헌법을 국민과 함께 구상한다”는 애매한 입장만 내놓을 뿐이다. 보수파는 논의를 서두를 것을 주장하지만 구 사회당 계열 ‘호헌파’가 용납하지 않고 있어 공식논쟁이 시작되면 분당 수순으로 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도쿄도의회 선거 패배 이후 이중국적 논란이 다시 제기되자 최근 호적등본을 공개한 렌호 민진당 대표. AP=연합뉴스 자료사진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