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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8팔은] 기탄잘리, 만해 한용운에게 큰 영향 끼쳐

입력
2017.07.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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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와 함께 있는 인도의 시인 타고르(오른쪽).
간디와 함께 있는 인도의 시인 타고르(오른쪽).

‘기탄잘리’는 인도의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의 시집이다. 기탄잘리는 벵골어로 ‘두 손을 공손히 모아 부르는 노래’라는 의미로 흔히 ‘신에게 바치는 노래’ 정도로 번역된다. 1909년 벵골어로 출판한 뒤 타고르가 직접 영어로 번역해 1912년에 다시 출간했다.

영역본 ‘기탄잘리’는 일종의 편집본이다. 영역본을 만들면서 벵골어로 된 ‘기탄잘리’ 원본에서 일부 시를 추려내고, 또 다른 시집들에서 시를 가져와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탄잘리’ 원본에는 시가 157편에 이르지만, 영역본에는 103편 실렸다. 타고르는 영역본 출간을 망설였으나 출간되자 마자 이 시집은 영국을 통해 온 유럽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1913년 타고르는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역시 후일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는 시인 윌리엄 예이츠는 ‘기탄잘리’를 두고 인간 존재의 본연을 다룬 책으로 “누구나 읽지 않을 수 없는 마력을 지녔다”고 격찬했다.

타고르 '기탄잘리'의 여러 번역본들.
타고르 '기탄잘리'의 여러 번역본들.

‘기탄잘리’의 시들은 절대자인 ‘님’을 향한 한결 같은 존경과 사랑을 담고 있다. 타고르는 힌두교도였으나 시에서는 어느 한 특정 종교의 냄새가 전혀 없다. 오히려 삶과 죽음처럼, 보통의 사람들이 품을 수 있는 종교적인 주제를 은은한 톤으로 노래했기 때문에 기독교, 불교 등 다른 종교에서도 그의 시를 거부감 없이, 때로는 마치 자기 종교의 시인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었다. 1923년 김소월의 스승 김억이 번역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소개됐고, 경어체를 쓰는 소박하고 서정적인 산문시라는 특징은 만해 한용운에게도 깊이 영향을 끼쳤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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