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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아니다” 빌 게이츠 말이 현실로

입력
2017.07.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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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은행 창구를 찾지 않고도 거의 모든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디지털ㆍ모바일로 대변되는 금융환경 변화 덕분에 금융소비자들은 창구를 찾는 수고를 덜고 있습니다. 계좌 개설은 기본이고 이제는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대출 업무까지도 비(非)대면이 가능해졌습니다. 관공서 등에서 본인이 발급받아야 하는 각종 서류를 은행에서 알아서 처리해주기도 합니다. 실제 신한은행은 은행 업무에 필요한 각종 증빙서류를 해당 기관에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로 제출하는 ‘증빙자료 무방문 제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제 주민등록등ㆍ초본, 사업자등록증명원, 소득금액증명원 등 통장 개설과 대출 등의 업무에 필요한 37개 증빙 서류는 굳이 고객이 발급 받지 않아도 되는 셈입니다.

이쯤 되면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아니다’(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고 했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의 지난 1994년 발언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은행의 점포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도 은행들이 디지털과 모바일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33개 영업점을 32개로 대폭 줄이는 한국씨티은행이 대표적입니다.

금융회사들은 너나 구별 없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여러 대의 컴퓨터에 블록 조각처럼 분산해 해킹을 원천적으로 막는 기술) 등을 이용해 4차 산업을 이끌어 가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향후 디지털 금융은 ‘이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금융회사는 없지만 과거 전통적인 은행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는 데엔 모두 동의하고 있습니다.

금융회사는 예나 지금이나 좋은 직장입니다. 모든 개인의 삶이, 기업과 기업이, 나라와 나라가 금융과 촘촘하게 얽혀 있어 미래 전망도 밝은 직종입니다. 그런 면에서 미래 금융인을 꿈꾸는 사람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사실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만, 최전선에서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을 이끌고 있는 전문가로부터 팁을 얻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ㆍDT)을 책임지고 있는 조영서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을 만나 이와 관련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조 본부장은 행정고시 37회 출신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맥킨지앤컴퍼니, 베인앤컴퍼니를 거치며 17년 동안 금융 컨설팅 업무를 담당한 금융전문가이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초기 사업모델 설계에도 관여한 디지털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조 본부장은 “더 이상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하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에서 대학에서 배운 학문이 대폭 수정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새로운 지식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고 빨리 배우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끊임 없는 지적 호기심이 필요하겠죠. 조 본부장은 “더 이상 단편적 지식이 아닌 그 지식을 빨리 배워 현실에 응용하거나 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금융분야에서만이 아닌 모든 산업에서의 미래 인재상”이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하더군요. 조 본부장은 “미국의 교육은 책을 놓고 외워서 시험을 치르는 교육이 아닌 책을 읽고 와서 토론을 통해 집단지성을 발휘하게 하는 교육”이라며 “토론과 이를 통한 집단지성, 그게 미국의 힘”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은 이미 2년 전 “골드만삭스는 정보기술(IT) 회사”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골드만삭스의 직원 3분의 1은 IT인력입니다. 금융이 여러 업종, 여러 기능이 융합된 산업이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신한금융과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과 전략적 협력을 이끌어 낸 조 본부장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다른 부문과 지역을 초월해 논의를 거듭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작업(Cross Function)을 추진해왔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질적인 부문에 대한 포용력, 협업 정신 등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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