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혈성요독증후군에 50%에게 급성심부전, 사망률도 10%돼
햄버거.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9월 A(4)양은 경기 평택시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 해피 밀 세트를 먹고 2∼3시간 뒤 복통을 느꼈다. 상태가 심각해져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자 3일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았다. A양은 두 달 뒤 퇴원했지만, 콩팥이 90% 정도 손상돼 배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透析)을 하고 있다. 피해자 측은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서울지검 형사 2부가 수사에 나섰다.

피해자 측은 “HUS는 주로 고기를 갈아 덜 익혀 조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한다”며 “미국에서 1982년 햄버거에 의한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됐고,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의 O157 대장균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맥도날드 측은 “기계로 조리하기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1982년 미국 오리건주와 미시건주에서는 맥도날드 식당에서 파는 햄버거를 먹은 수십 명의 어린이가 집단으로 탈이 났다.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가 원인인 것으로 지목됐는데, 당시 맥도날드가 미국정부 조사에서 내놓은 패티 샘플은 대장균 O157균에 감염된 간 쇠고기였다. 문제의 세균을 HUS라는 심각한 질병과 관련시킨 최초의 샘플이어서 '햄버거 병'으로 불리게 됐다.

HUS는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된 고기를 먹을 때 주로 발생한다. 특히 햄버거에 들어가는 소고기가 덜 조리되었거나, 가축이 도살되는 과정에서 분변을 통해 오염될 수도 있고, 고기를 가는 경우 고기 속에 대장균이 섞이는 경우도 있다. 덜 익힌 고기외에도 멸균되지 않은 우유, 주스, 균에 오염된 채소 등을 먹어도 걸릴 수 있다.

HUS는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된 환자의 3~15%에서 발병한다. 특히 지사제나 항생제를 투여할 때 발생빈도가 높다. 양철우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특히 용혈성빈혈과 혈소판감소증ㆍ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며 사망률이 발생 환자의 3∼10%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성인보다는 유아나 노인, 발열이나 출혈성 설사가 있는 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은 대부분 대증요법을 통해 1주일 정도면 치료되지만 HUS로 진행되면 3%에서 말기신부전으로 이행되며 25%에서는 콩팥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말기신부전으로 이행된 경우에는 투석과 수혈 등을 해야 한다.

설사를 시작한 지 1주일 뒤 HUS가 발생할 수 있다. 즉, 1주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오줌량이 줄고 급격한 빈혈로 얼굴이 창백해지면 몸에 출혈에 의한 자반증이 발생한다. 동시에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기도 하며 심하면 경련이나 혼수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상한 음식을 먹고 설사를 하면 1주일간의 잠복기 동안 주의 깊게 HUS의 발생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

이창화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HUS에 걸리면 50% 이상에서 급성 신부전 때문에 투석치료가 필요하다”며 “회복된 후에도 상당한 정도로 콩팥에 후유증을 남긴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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