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영화 ‘악녀’를 관객들에게 선보인 신하균은 요즘 신작 영화 ‘바람바람바람’을 촬영 중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우 신하균은 시사회가 아니면 웬만해서는 자신의 출연작을 다시 보지 않는다고 한다. 케이블채널에서 우연히 보기라도 하면 바로 채널을 돌려버린다. 누가 옆에 없는데도 말이다. 이유를 물으니 “창피해서”라며 껄껄 웃는다. 어린 시절엔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도 부끄러워하는 소심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이런 그가 필모그래피를 되짚어 장진 감독과 박찬욱 감독의 작품 중에 특별히 아끼는 영화를 꼽아줬다. 모든 영화가 다 특별하지만,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을 남긴 첫 번째 영화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기막힌 사내들’의 주연배우 양택조(왼쪽부터) 최종원 손현주 신하균.
‘기막힌 사내들’(1998)

평생 도둑질을 하며 살아온 삼류 도둑 덕배(최종원)는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딸 화이(오연수)를 위해 한탕 거사를 계획한다. 오랜 친구인 의리파 달수(양택조), 독도 사수를 외치며 자살하려다 실패한 추락(신하균)이 계획에 동참한다. 그러나 때마침 살인 사건이 발생해 경찰에 쫓기게 되고, 범인으로 몰린 죄수(손현주)도 함께 붙잡힌다. 별다른 단서가 없어 풀려난 네 사람은 서로 신세한탄을 하다가 다시 의기투합, 또 한번 화끈한 한탕을 도모한다. 재기 발랄하고 독창적인 장진식 유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송강호(위)와 신하균이 호흡을 맞춘 ‘복수는 나의 것’의 한 장면.
‘복수는 나의 것’(2002)

청각장애인 류(신하균)가 신부전증을 앓는 누나(임지은)의 신장 이식 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중소기업체의 사장 동진(송강호)의 딸을 유괴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렸다. 누나의 자살과 아이의 익사로 절망에 빠진 류는 자신을 이런 상황에 내몬 장기밀매단에 대한 응징에 나서고, 동진도 류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박 감독의 ‘복수 3부작’을 여는 첫 번째 작품으로, ‘올드보이’(2003)와 ‘친절한 금자씨’(2005)까지 세 작품 중 가장 잔혹하기로 이름이 높다. 흥행에는 참패했지만 박 감독의 열혈 팬들 사이에선 첫 손가락에 꼽히는 수작이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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