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시의회 본회의 조례 통과
피해자 생활지원금, 기념사업 명시
시민단체 “이전ㆍ철거 불가 의미”
지난 1월 18일 부산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이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발대식을 개최하는 모습.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고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 등 기념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조례가 부산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부산시의회는 23일 오전 11시 본회의를 열고 ‘부산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이하 부산소녀상 조례)를 가결했다.

이 조례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생활보조비는 월 100만원, 설ㆍ추석 위문금 각 50만원, 사망 시 장제비 지원 100만원, 공설장사시설 사용료 면제 등이다. 타 지자체 유사 조례의 생활보조비 지원금 최대폭이 월 70만원이라는 점에서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원대상자는 생활안정지원대상자로 등록된 사람 중 부산에 주소를 두고 있는 피해자로 부산은 1명이다.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도 부산시의 관리를 받게 된다. 핵심은 ‘부산시장은 피해자 관련 조형물ㆍ동상 등 기념물 설치ㆍ지원 및 관리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한 부분이다. 평화의 소녀상 훼손 우려에도 법적 근거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던 지자체는 조례에 따라 관리를 하게 됐다.

이밖에 조례는 ▦피해자 관련 사료 수집, 보존, 관리, 전시, 조사ㆍ연구 ▦교육ㆍ홍보, 학예활동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한 국내외교류 등을 명시했다.

시민단체는 “소녀상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됐다”며 조례 통과를 반겼다. 김미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은 “관리는 부산시에서 하고 소유권은 시민단체가 가져 지자체가 함부로 소녀상을 이전, 철거할 가능성이 원천 차단된 것”이라며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주변경관 조성을 위해 향후 여성가족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조례를 대표 발의한 정명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의원은 “시민의 손으로 세우고 지켜냈고 본회의 통과도 시민들의 열망과 관심이 빚어냈기에 국민주권의 승리라 할 수 있다”며 “이제 부산에 있는 한 분의 피해 할머니가 살아계시는 동안 소녀상을 토대로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소녀상 조례는 지난달 17일 한차례 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상정이 무산됐다가 이달 23일 상임위를 통과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소녀상 설치에 반대하는 진실국민단체 회원이 소녀상 인근에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 설치를 강행하다 무산되는 등 소녀상 훼손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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