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교수(경희대 체육대학 부학장, 한국스포츠 산업 협회장)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제4회 3대3(3X3) 농구 월드컵은 세르비아(남자), 러시아(여자)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시상대에 모여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 ‘We are The Champions’(우리는 모두 승리자)라는 노래가 장내를 뒤덮었다. 모두가 승리자이고, 모두가 축하 받을 만 하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아테네(2012), 모스크바(2014), 광저우(2016), 낭트(2017)에 이어 필리핀이 5회 대회 개최지로 결정되었다. 이번 제4회 대회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비록 예선 탈락 했지만 귀중한 1승을 거두고, 우리도 이 노래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올림픽 비정식 종목 설움 속에도 묵묵히 3대3농구를 지켜온 선수들이야 말로 가장먼저 칭찬받아야 할 주인공들이다.

1994년 시작된 3대3 길거리 농구의 역사와 스토리는 널리 회자 되고 있다. 이번 낭트 대회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첫 대회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3대3 농구를 준비해왔고, 아시아 국가들은 대학 팀 위주로 대회에 출전시켰다.

이번 대회 8강에 오른 나라만 봐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다. 길거리에서 출발한 3대3 농구가 올림픽 효자 종목으로 자리잡기 위해 3(하드웨어)대 3(소프트웨어) 전략으로 나눠 정리해 본다.

하드웨어 3대 전략으로

1) 기본에 충실하라(Back to Basic)

기존 5대5(5X5) 농구와 3대3 농구의 차이는 5-3=2가지가 아니라 25-9=16가지이다. 그만큼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대략적으로 경기 규칙, 경기장 시설, 선수 구성, 대회 운영 방식 등이다. 5X5 농구 접근 흉내내기론 안 된다.

우선 대회 장소가 야외라는 점이다. 한국 대표팀의 선발전은 5X5 실내 농구장인 마룻바닥에서 이뤄졌다. 따라서 선수들이 가장 당황해 하는 부분이 바로 실외 경기장이다. 실외 코트에서 경기를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코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똑 같은 조건의 경기장 설치와 야외 대회 운영이 필요하다. 그것도 전용 실외 경기장이 필요하다. 세계 대회를 개최하는 모든 구장들이 바로 도심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야외 구장이 반드시 필요 하다.

야외 공원에 설치된 3대3 농구경기장.

두 번째는 선수 구성이다. 남자부 우승팀 세르비아의 경우 대표가 되기 위해 수 개월간 선발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그들이 한 팀이 된 것은 3년 동안이나 되었다고 한다. 나이키가 개최하는 미국 대회의 경우에는 7개부(소년, 청소년, 일반, 장애인 등)로 나눠,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추어와 엘리트의 콜레보레이션이 필요하다. 3대3 농구는 풀코트와 하프코트 플레이, 두 가지를 함께 소화 할 수 있는 선수 구성이 돼야 한다.

2)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라

미 프로농구(NBA) 선수로 비교적 작은 키(183cm)인 앨런 아이버슨은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대회장에서 지켜본 3대3 농구는 12초룰로 인해, 최소 1분에 공격권이 5회가 기본이고, 8회까지도 바뀌다 보니, 키보다는 체력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빠른 스피드와 거친 몸싸움, 여기에다 순간 순간 2점을 넣을 수 있는 기술, 24초와 12초의 차이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현장에서 경기를 보면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3대3 코트는 일반 코트의 절반 보다 적기 때문에 좁은 공간을 활용 하려면 현재 보다 많은 훈련과 경기 참여가 필요하다. 순간적인 돌파와 수비, 그리고 창의적인 전략은 순간순간 만들어 진다. 팀에 감독이 없는 이유도 바로 선수 개개인이 감독이기 때문이다.

3) 기업 참여의 확대

선수 선발은 협회가 할 수 있어도 인기 스포츠로서 자리잡는 데는 기업의 참여와 역할이 절대적이다. 3대3 농구는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인정한 콘텐츠다. 앞서 한국에서도 수년간 개최돼 왔다. 1990년대 3대3 길거리 농구 대회의 열풍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글로벌 스포츠 기업들이 기여한 공로가 적지 않다. 현재 농구 국가 대표 팀의 공식 스폰서는 나이키이다. 나이키의 참여도 중요 하지만 그 외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업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회 공식구 Wilson 앞에 선 필자.
소프트웨어 3대 전략으로

1) 디지털 SNS 콘텐츠 개발

경기장에는 선수보다 더 많은 숫자의 스카이캠 및 일반 카메라가 설치되어 경기 구석구석을 생중계 한다. 이번 대회도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 됐다. 실시간 시청자 수가 카운트 되고, 광고와 마케팅 관련 소스가 무궁무진하다. 대회 기간 내내 100만 명 이상이 경기를 지켜보고 참여했음을 알려 준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전의 경우 실시간으로 90만 시청자가 나와서 FIBA(국제 농구연맹)측이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다 12초안에 만들어 지는 짧은 영상이 임팩트가 있었다. 필자도 대회 기간 페이스 북을 통해 직접 생중계를 해보니, 새벽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켜보는 국내 팬들이 많았다.

시상식에 참여한 선수는 현재 상황을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 북에도 올리고 말 그대로 누구나 주인공이 되어 중계를 한다. 디지털 콘텐츠로서 완벽함을 가지고 있기에 이를 적극 활용 할 필요가 있다. 나이키는 독자 앱을 개발해 참여 선수는 물론 일반인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했다.

2) 스타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대회의 스타는 한국의 이승준이었다. 예선전에서 보여준 이승준의 블로킹 실력과 플레이는 스타가 되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 그는 비주얼과 실력을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선수였다. 대회 기간 내내 관중들과 선수들은 이승준과 사진 찍기를 신청해 길에 서있기가 어려울 정도였고, FIBA도 이승준의 장래성을 보고 특별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슈퍼스타를 만들어야 한다. 한 명의 선수를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장난감, 출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은 수익 구조의 극대화다. 과거에는 실력 좋고 얼굴만 잘생기면 인기를 끌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하드웨어는 기본이고 복근, 가창력, 연기력 같은 소프트웨어를 겸비해야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해 실제 스토리와 환상이 합쳐져야만 스타가 되고 슈퍼스타는 대중에게 화제가 된다. 일본은 이미 세미 3대3 프로 리그를 운영하고 스타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대표팀 이승준(가운데) 선수가 팬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3) 3대3 농구 문화 만들기

해설자가 아니라 BJ(broadcasting Jockey)는 경기장을 한 순간에 비트 넘치고 심장을 두근거리는 힙합으로 조명과 더불어 시끄럽고, 신나게, 춤추는 파티 장으로 만들었다. 두 명의 BJ가 번갈아 멘트를 주고받으며 즐거움이 가득 찬 경기장으로 분위기를 바꾼다. 다른 종목과 달리 3대3 농구는 문화다. 함께 즐기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그들 스스로가 팀 네이밍을 만들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 하다.

심판도 남녀가 함께 들어가 심판을 본다. 일반 스포츠와는 다르다. 이번 대회 3위를 차지한 프랑스 팀의 경우 4명의 선수 모두가 수염을 길렀다. 의도된 팀워크다. 이들을 본 프랑스 관중들은 그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 옷차림에 열광 했다.

경기장 밖에는 Fan- Area가 설치되어 입장하지 못한 팬들을 배려해 중계했다. 마치 길거리 응원처럼 말이다.

경기장 옆에 설치된 Fan –Area에서 팬들이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이번 대회는 필자에게도 지난 20년 동안 성장한 3대3 농구를 보고 느끼면서 여러 가지 의미를 일깨워 줬다. 아시아를 넘고 세계를 넘기 위해 3대3 농구를 선수와 협회 그리고 기업의 삼각 편대가 하나 되어 더욱 발전하는 농구가 되었으면 한다. 특히 빠른 것이 세상을 지배하고, 세상은 소비의 중심 세력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실감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종족은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족”이라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처럼 농구의 기본적인 자본인 선수와 시설 그리고 기업 참여를 확대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디지털 마케팅, 슈퍼 스타 육성 및 길거리 농구 문화 등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적절한 결합과 조합 그리고 공유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도요타 자동차의 아키오 사장은 “Best보다는 Better를 목표로 삼아 도전하자”고 말했다. Best는 곧 멈춤을 의미하지만 Better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우리는 어느 순간 위대

함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Better가 되는 한국의 3대3 농구를 기원한다.

남자부 우승 선수들(1위 세르비아, 2위 네덜란드, 3위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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