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인사에 당 이견 표출

호남서 문재인정부 우호 여론 커

호남 중진 “강경화에 기회 줘야”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청문회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당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호남의 우호적인 여론 때문에 대여 강공 일변도 노선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내 3당의 존재감 확보를 위해선 강한 야성(野性)을 보여줘야 할 시기지만, 호남 민심을 무시하고는 내년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에서의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지난 8일 의원총회 이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내정 철회와 자진 사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선 유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선 찬성으로 각각 입장을 정리했다. 당론 조율이 되는 듯 했던 국민의당은 그러나 의총 이후 다시 내부 혼란을 맞고 있다.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에서 일했던 강 후보자의 경우,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외교적 현실을 고려해 기회를 줘야 한다”는 옹호 여론이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의총 다음 날인 9일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강 후보자를 긍정적으로 본다. 외교부 장관은 현미경이 아닌 망원경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당 지도부 결정에 대놓고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

김이수 후보자에 대해서도 호남 의원들과 당내 소장파 사이의 이견이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의총 때도 일부 호남 의원들은 전북 고창 출신인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자고 주장했지만, 비호남 출신인 이상돈 의원 등은 헌재 구성 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채택에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강경화ㆍ김이수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련해 제 생각과 개별 의원들의 입장이 다르다“며 “추가적인 당내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당내 혼선은 악화되고 있는 호남 내 여론지표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9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은 11%에 그쳤으며, 국민의당 지지자 중 77%는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7,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당 지지자 중 79.3%가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전국적 지지기반이 빈약한 국민의당은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 후보를 호남에서 당선시켜야 하고, 멀게는 21대 총선에서 호남 내 영향력을 유지해야만 당의 틀이 유지된다”며 “야성 강화도 중요하지만 호남 이슈에 대해선 당분간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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