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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에 버림받은 기아차 비정규직 노조, 하청ㆍ일용직 끌어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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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에 버림받은 기아차 비정규직 노조, 하청ㆍ일용직 끌어안아

입력
2017.06.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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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약자들에 노조 가입 허용

지난 4월28일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의 정규직·비정규직 노조 분리 가결 투표를 앞두고 경기 화성의 기아차 공장 앞에 노조 분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던 모습. 박세인 기자
지난 4월28일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의 정규직·비정규직 노조 분리 가결 투표를 앞두고 경기 화성의 기아차 공장 앞에 노조 분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던 모습. 박세인 기자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에서 강제 분리된 기아차 비정규직지회가 공식 출범하면서 2ㆍ3차 사내 하청 노동자와 일용직 근로자에게도 노조 가입의 문을 열기로 했다. 정규직 노조원들에게 밀려난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나서서 상대적 약자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4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회 규칙 제정 안건을 88.4%의 찬성(투표율 85.1%)으로 통과시켰다.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앞으로 규약에 따라 직접고용 비정규직(임시, 일용, 단기계약직), 간접고용 비정규직(사내하청, 용역, 파견 등), 이주노동자, 해고자 등 기아차의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할 계획이다.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4월 기아차 노조가 ‘1사 1노조’ 통합 9년 만에 사내하청 조합원들을 분리시키면서 떨어져 나왔다. 그 동안 정규직ㆍ비정규직 통합 노조 모범사례로 꼽혀왔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노노(勞勞) 갈등의 대표적 사례로 전락한 것이다.

새로 출범한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정규직 노조와는 다른 행보를 가겠다는 취지에서 상대적 약자인 하청 노동자들도 끌어안기로 했다. 김수억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은 “단일 노조 체제에서도 규약은 '기아차 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로 명시돼 2ㆍ3차 하청 노동자들도 가입할 수 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가입이 되지 않았다”며 “새 정부가 ‘노조 할 권리’를 인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만큼 하청 근로자 규모에 대한 실태 조사부터 시작해 비정규직지회의 조직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지회의 현재 조합원은 1,640여명이다. 새 규약에 따라 기아차 하청 해고노동자였던 이동우씨가 새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은 “정규직 노조에게서 버림 받은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상대적으로 더 차별 받고 있는 하청 근로자들까지 노조원 자격을 부여해 포괄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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