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시 공개는 극장 생존권 위협하는 일방적인 결정" 주장

영화 ‘옥자’의 극장 개봉을 두고 국내 극장 업체들과 넷플릭스가 충돌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옥자’를 국내 영화관에서 못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멀티플렉스 체인 1위 CJ CGV와 2위 롯데시네마가 ‘옥자’의 극장 개봉에 부정적 기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폐막한 칸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옥자’의 배급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국내에서도 재현되는 분위기다.

CGV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극장과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개봉 일자를 발표하고 온라인과의 동시 개봉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 영화산업 질서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일정 기간 극장에서 개봉한 뒤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존의 유통 구조를 존중해달라고 넷플릭스 측에 요구했다”고 2일 밝혔다. 넷플릭스가 극장과 온라인 동시 개봉이라는 영업 전략을 포기하지 않으면 ‘옥자’를 보이콧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옥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가 제작비 590억원을 들여 만든 영화로 오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서 공개된다. ‘옥자’의 국내 극장 배급을 맡은 NEW와 넷플릭스는 기자회견에서 한국, 미국, 영국에 한해 극장 동시 개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에서 극장 상영 기간에 제한을 두는 것과 달리 한국에선 무기한 상영도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런 방침은 극장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선 극장ㆍ후 온라인’이라는 기존의 배급 질서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가 IPTV나 온라인 등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홀드백)까지 국내에선 통상적으로 3주가 걸린다. 미국 90일과 비교해도 짧다. 이 때문에 극장들은 이번 논란을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CGV 관계자는 “넷플릭스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보면 된다”며 “넷플릭스가 ‘옥자’로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수단으로 삼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롯데시네마도 넷플릭스의 유통 방식이 기존의 영화산업 생태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배급사에 홀드백 기간을 충분히 둬야 한다는 제안을 해놓은 상태”라며 “개봉 방식의 변경 등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배급사 NEW는 “개봉 일자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옥자’를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극장들과 협의하며 최선의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NEW는 개봉에 앞서 이달 중순 즈음 틸다 스윈튼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릴리 콜린스 등 주연배우들의 내한도 추진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지난달 15일 열린 ‘옥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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