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한나라당의 ‘사회적 합의’ 제안 일축
조국 민정수석이 2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국가인권위 위상제고 방안 관련 대통령지시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0년 신재민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회 당시 위장전입에 ‘사회적 합의’ 도출을 요구했던 한나라당을 비판했던 칼럼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당시 조 수석은 “자기편 옹호하는 데도 지켜야 할 금칙(禁則)이 있다”고 비판했는데, 현재 청와대가 추천한 인사 중 다수가 위장전입에 해당되며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기 때문이다.

조 수석은 2010년 8월 26일 한겨레에 기고한 ‘위장과 스폰서의 달인들’이라는 글에서 “(신 후보자는) 세 딸이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시기마다 좋은 학군으로 총 다섯 차례 위장전입을 했다”며 “’인지상정?’ 이는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거나 주소를 옮길 여력이나 인맥이 없는 시민의 마음을 후벼 파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조 수석은 당시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이 위장전입과 관련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자고 나선 데에도 “필자는 실수요자의 아파트 분양권 취득 목적 위장전입을 처벌하는 것은 ‘과잉범죄화’의 예로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그런데 당국은 투기 목적의 악질적 위장전입은 외면하고 실수요자의 위장전입만 단속하고 있다”고 논의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조선일보나 한나라당이 옹호하는 위장전입의 허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며 “자기편 옹호하는 데도 지켜야 할 금칙은 있는 법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위장전입의 근거인 주민등록법 개정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신 후보자 등을 지원 사격하려는 ‘불순한 의도’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 수석은 이어 신 후보자 배우자의 위장취업과 김태호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의 스폰서 의혹 등을 짚으며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에서 제시한 공정한 사회가 되려면, 일단 이런 후보자들의 지명부터 철회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엄정한 수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중 5번의 위장전입을 한 신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낙마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인선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 3명의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나자,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선 기준’ 마련을 요구하는 청와대와 여당을 두고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의 해명대로 일부 후보자의 위장전입은 투기 목적이 아닌 불가피한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총리 후보자의 배우자는 강남 교육청 소속 학교로 배정받기 위한 ‘사익 추구’형 위장전입이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친척집에 딸을 위장 전입시켰다는 청와대의 해명과 달리, 이화여고 전 교장의 집에 위장전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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