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열전] 고려대 북한인권학회 ‘리베르타스’

2012년부터 남북한 교류 터전
외부에 북한음식∙인권 알리거나
고대 지망 탈북학생 멘토링도
“북한 알려고 노력조차 안 하면
통일 후 미안할 것 같아 가입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졌으면”
11일 오후 서울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열린 북한인권학회 '리베르타스'의 북한음식 체험행사에서 학우들이 '인조고기밥'과 '북한순대'를 맛보고 있다. 홍인기 기자

“1교시 끝났나 봐, 준비를 좀 빨리 해야 될 것 같아!” “어? 꽃가루도 날린다, 음식도 잘 덮어두고!”

11일 오전 10시, 서울 고려대 민주광장 한 가운데 차려진 부스 주변으로 학생 5명이 분주히 움직였다. 북한인권학회 ‘리베르타스’가 북한음식 체험전을 여는 날. 회원들은 학생들에게 소개할 ‘인조고기밥’과 ‘북한순대’를 차리면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탈북민 출신 학회장 김금향(32)씨는 “남한친구들은 인조고기라는 말을 듣고 ‘무섭다’고 하던데, 사실 콩고기예요, 콩고기”라며 웃었다. 옆에 있던 탈북학생 최유진(28)씨도 “여기(남한) 음식으로 따지면 떡볶이쯤 되는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라틴어로 자유, 권리 등을 뜻하는 리베르타스는 ‘평화통일을 위해선 남북한이 서로 잘 알아야 한다’는 취지로 2012년 창립됐다. 현재 탈북학생을 포함, 18명이 활동 중이며 일주일에 한번씩 세미나나 토론, 외부강사 초청강연을 진행한다. 북한음식 체험전이나 사진전 등은 매년 한두 차례 진행하는 특별행사로 전체 학우를 대상으로 북한의 문화와 인권 실태를 알리고 있다. 김씨는 “지난 해에는 음식을 판매했는데, 올해는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며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리는 게 첫 번째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회장과 부회장은 남북한 출신 학생이 고루 맡고 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라는 목표의식은 회칙에도 들어 있다. 김씨는 “북한에서 온 친구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를 해요. 남한 친구 상당수는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북한과 통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인권, 법률용어 등 이론적인 측면이 강하죠”라며 “(학회를 통해) 서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회장 남경은(24)씨는 “통일은 우리 세대가 당면할 가장 큰 사건”이라고 입을 뗀 뒤 “북한을 알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 통일 후에 뭔가 미안하고 떳떳하지 못할 것 같았다”고 학회 가입 배경을 설명했다.

회원들은 “남북한 친구들이 교류할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은다. 2013년 한국에 정착해 이듬해 입학한 최유진씨는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과는 친해지는 게 한계가 있었어요. 저는 특히 내향적인 편이라 (남한 친구들과의) 사이에 뭔지 모를 ‘벽’이 있다고 느끼곤 했는데 여기(학회)에서는 말 그대로 가족처럼 지내고 있죠”라고 했다. 미래 후배들과도 활발히 교류한다. 매년 여름방학 고려대 입학을 원하는 탈북민과 일대일 멘토링을 진행하는 식이다. 탈북민이 익숙지 않은 입시전형, 면접방식 등을 알려주는데 합격률도 매년 20~30% 정도로 높다. “학교에 합격하면 학회활동을 통해서 인연을 이어간다”(김금향)고 했다.

사진전을 통해 얻은 판매수익금이나 회비 등을 조금씩 모아 꾸준히 기부도 하고 있는 이들은 “이번 학기에는 활동 반경을 넓혀보려 한다”(남경은)고 했다. “조만간 학교 계단에 자리를 잡아 북한 인권 관련 다큐멘터리를 같이 봤으면 좋겠어요. 북한과 북한친구들을 알아가는데 복잡하거나 어려운 방법만 있는 건 아니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졌으면 좋을 것 같아요.” 남씨가 두 손을 모았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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