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집무실 정부청사 이전 공약]
일부 부처 세종시로 옮기고
경호시설 마련하느라 시간 소요될 듯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집무실도 파격적인 장소에 마련한다. 청와대 집무실을 서울 광화문정부청사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밀어붙일 태세다.

다만 광화문청사 부처 일부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광화문 청사 내 경호시설 마련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실제 ‘광화문 대통령’ 시대는 내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선거대책위원회 박광온 공보단장은 8일 “광화문 부처 일부를 세종시로 옮기고, 경호시설 마련과 비서실 입주, 통신보안 문제 해결 등의 문제가 남아 있어 이전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라며 이전 시기를 내년으로 내다봤다. 집무실 이전이 문 당선인의 또 다른 공약인 광화문청사 소재 미래창조과학부와 행정자치부의 세종시 이전과 맞닿아 있는 데다가, 청사 리모델링 등 실무적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당선인은 집무실을 옮기는 동안 청와대에 머물며 국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관저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국무총리 공관으로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대신 총리는 세종시 국무총리공관을 주요 거처로 삼고 서울에는 보조 관저를 둔다. 총리는 행정수도인 세종에 주로 머물며 행정 업무에 집중하고, 대통령은 광장에서 국민과 호흡하겠다는 의도다. 박 단장은 “국무총리 공관 활용은 아직 확정은 아니며,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당선인도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에서 집무실 이전 공약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번(2012년 대선)에도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을 드렸다”며 “지키지 못한 그 약속 이번에야말로 지키겠다”고 밝혔다. 문 당선인은 2012년 대선에서도 집무실 이전 공약을 발표했고, 이번 선거에서도 “고립된 청와대에서 나와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집무실 이전에는 정권교체의 밑바탕이 된 ‘촛불민심’을 받들겠다는 문 당선인의 의지가 담겼다. 권력을 사유화한 박근혜 정권과 선을 긋겠다는 취지도 반영됐다. 문 당선인은 독일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집 근처 마트에서 저녁거리를 구입하고 시민들과 줄 서서 계산한 장면을 언급하며, “외국 지도자들은 국민과 함께 출퇴근하고 국민 속에서 일상을 함께 한다”며 “집무실도 관저도 다 시내 중심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당선인은 또 “미국도 집무실까지 시민들이 들어가는 개방적인 구조”라며 “그 동안 남북관계 특수성 때문에 경호에 지나치게 경직되며 대통령과 국민 사이가 차단됐다”고 말했다. 이어 “훨씬 부드러운 경호로 바꾸면 국민과 함께 출근하고, 퇴근 후 국민과 어울릴 수 있다. 점심 때는 광화문 광장에 나가 시민과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화문 청와대 시대가 도래하면 지금의 청와대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문 당선인은 앞서 청와대를 시민에게 개방하고, 청와대와 경복궁, 광화문, 서촌 일대를 ‘역사ㆍ문화의 거리’로 전면 재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문 당선인은 이를 위해 노무현 정부 당시 문화재청장을 역임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를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공약기획위원회 총괄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청와대 개방 및 활용방안은 구체적인 논의를 거친 후 공개할 방침이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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