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당선 동시에 임기 시작... 내각 구성 수개월 걸릴 수도

청문회 정국 휘말려 국정 혼란 우려
“질서 있는 동거ㆍ기간 최소화해야
정당 대표들에 추천 받아서라도
초당적 합의 가능한 총리 기용을”

9일 대선에서 승리하는 새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사상 초유의 보궐 선거여서, 과도기 없이 바로 정권을 인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박근혜 정부의 각료들도 상당수 그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박근혜 정부와 동거가 불가피한 셈이다. 완전한 새 정부 구성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차기 정부가 유례 없는 신ㆍ구 정부의 동거 기간을 최소화하지 않으면 심각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공직선거법 14조는 ‘궐위 선거에 의한 대통령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개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0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당선인 이름을 호명하고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이 당선 결정 시점이란 게 선관위 해석인 만큼, 차기 대통령은 10일부터 바로 국정운영에 돌입하게 된다.

주요 대선 후보 캠프는 이에 대비해 정권 인수 시나리오를 개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 핵심 인사는 7일 “대통령 비서실장 및 청와대 수석을 우선적으로 인선한 뒤 각료 임명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국방장관을 제외한 모든 장관의 사표를 받은 뒤 새로운 정부를 구성한다는 복안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장관 인사 청문에 걸리는 기간을 감안할 때 내각의 완전 교체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회 핵심 관계자는 “황교안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대선 이후 즉시 사퇴 입장을 밝힌 터라 총리 인선뿐 아니라 후임 각료 인선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벌써부터 초유의 신ㆍ구 정부 동거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정부 각 부처에서는 장관 교체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주요 대선 후보 캠프에 선을 대느라 분주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동거 기간 중 국정과 정책의 표류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국정 우선순위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청문회 정국에 휘말리고 여ㆍ야 기싸움 속에 장관 후보 낙마 사태가 이어진다면 국정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어떻게 하면 신ㆍ구 정부의 동거 기간을 최소화하고 질서 있게 정권 교체를 완성할 수 있을지가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청와대 간여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내각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총리 인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거가 끝나자마자 새 대통령은 정당 대표들에게 추천을 받아서라도 초당적 합의가 가능한 깨끗하고 미래지향적인 인물을 총리로 기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통합정부를 공약하고 나선 것 또한 동거 정부 기간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관측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