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전국 최악의 미세먼지
나들이 계획 포기 가정 많아
지역 축제ㆍ관광지에 발길 뚝
재래시장은 ‘개점 휴업’ 상태
대선일에 비온 뒤 누그러질 듯
서울 지역이 미세먼지 나쁨을 기록한 7일 오후 명동을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걷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황금연휴 막바지인 7일 중국발 황사 공습으로 미세먼지(PM10) ‘매우 나쁨’ 상태가 지속된 서울 영등포전통시장. 언뜻 보기에 날이 맑아 보였음에도 미세먼지가 많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에 사람들의 발길은 뜸했다. 이 시장에서 떡볶이 등 분식을 팔고 있는 배모(64)씨는 “먼지가 많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평상시보다 뜸하다”며 “밖에 나와 있는 음식 먹기가 아무래도 껄끄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인 6일 새벽부터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충남 태안 세계튤립축제 행사장은 뿌연 먼지로 뒤덮였다. 매표소 앞 마트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섰고, 행사장 안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기념 촬영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인천에서 여행을 왔다는 강모(59)씨는 “어쩔 수 없이 행사장을 찾긴 했지만 같이 온 모친과 아이가 건강을 해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올 들어 최악의 미세먼지 습격으로 황금연휴 막바지에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여행객들은 실내로 발길을 돌렸고, 어쩔 수 없이 야외를 찾은 이들은 마스크로 중무장을 했다.

7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전남 서부 지역과 경북 경주 지역에는 미세먼지 경보, 강원 경남 부산 경기 충북 울산 경기 대구 광주 제주 지역에는 주의보가 발령됐다. 경보는 미세먼지(PM10) 시간평균농도가 300㎍/㎥ 이상, 주의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서울을 비롯한 그 외 전국 대부분 지역도 ‘매우 나쁨’이었다.

전날인 6일은 올해 최악이었다. 인천 경기 충남 세종 강원 대전 경북 일부 지역 등은 올해 들어 첫 경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 17개 시도의 거의 모든 지역에 경보나 주의보가 발령됐다. 경기 안산 고잔동은 미세먼지 농도가 무려 650㎍/㎥에 달했다. 중국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며 우리나라에 먼지 입자를 대거 떨어뜨린데다 국내 대기 정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에 나들이 계획을 포기한 사람들도 많았다.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과 남산타워에 가려고 했던 남근희(50)씨는 “미세먼지가 부모님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 같이 식사를 하고 마사지를 받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잇단 나들이 계획 취소로 황금연휴인데도 전국 유명 관광지들은 한산했다. 충북 청주의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는 봄꽃 축제인 영춘제가 한창이지만 이날 오전 입장객은 2,000여명(오후 1시 기준)으로 평년 하루 입장객(1만명)에 크게 못 미쳤다.

나들이에 나선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로 중무장한 상태였다. 황금연휴를 맞아 서울 명동에 온 직장인 최모(32ㆍ전남 광양)씨는 “여행을 와서 실내에서만 시간을 보낼 수도 없어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는 중”이라고 말했다. 호객행위를 하는 가게 점원의 마스크 착용도 눈에 띄게 늘었다. 명동의 한 주스전문점에서 일하는 김모(27)씨는 “지난 3개월 동안 한번도 마스크를 쓴 적이 없는데 오늘은 안 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어버이날인 8일에도 극성을 부리다 대통령 선거일인 9일에야 비가 내리며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