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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 베트남] 모계사회 대가족 특성 여전하지만 금기였던 이혼도 늘어

입력
2017.05.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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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공동체 제1의 미덕은 효도

장자 중심으로 법률 문제 등 해결

경제 성장ㆍ외래 문물 유입되며

여성상 변하고 핵가족화 가속화

대가족 중심의 베트남 가족 문화도 빠르게 핵가족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가족 중심의 베트남 가족 문화도 빠르게 핵가족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베트남에는 지금도 모계사회의 특성이 남아 있다.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남성은 전장을 누비고, 여성들은 마을에 머물며 가족을 챙겼던 까닭이다. ‘강한 생활력’의 대명사인 현대 베트남 여성들의 모습도 이런 역사적 맥락과 무관치 않다. 한국, 일본 등으로 결혼 이민을 간 여성들은 고된 시집살이를 하면서도 베트남에 남겨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가욋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베트남 사람들은 대개 3대가 모여 산다. 가족 공동체에서는 효(孝)가 가장 큰 미덕으로 간주된다. 또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하고 노부모를 봉양하도록 교육 받는다. 대가족 중심의 전통 가족문화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대표적인 게 은행기능이다. 금융업이 발달하지 않은 이유도 있으나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재정 문제에 맞닥뜨리면 가족끼리 도움을 주고 받는다. 상속 등 집안의 법률적 분쟁에서도 장자를 중심으로 가족회의를 통해 해법을 모색한다. 일상 생활에서 순종이 몸에 밴 탓에 통상 가족 구성원들은 가장의 의사를 따른다. 대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불문율이 작동하는 셈이다.

하지만 모계사회, 대가족 중심의 베트남 가족문화도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경제성장에 수반되는 여성의 사회활동 확산, 그에 따른 전통적인 여성상의 변화 등으로 핵가족화가 가속화하는 추세다. 특히 외국인과 외래 문물의 급격한 유입으로 새로운 가치들이 유입되면서 금기나 다름 없었던 이혼도 늘고 있다.

베트남 한 국영기업에 다니는 응우옌 응옥 덕(29)씨는 “이제는 가족에게 무조건적인 자기 희생을 요구할 수 없는 사회가 됐다”면서도 “다만 유교 문화 영향은 살아 있어 연장자에게 언행을 삼가고 존중하는 태도는 여전히 강조된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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