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대선 토론은 사상 첫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됐다. 국회사진기자단

19일 대선후보 2차 TV 토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문 후보는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는 유 후보에게 “전술핵을 재배치하면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이 사라져 (북한에게) 핵폐기를 요구할 명분이 사라진다”며 “전술핵 재배치는 미국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유 후보는 “미국이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고 맞받았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그간 미국 정부가 밝혀온 여러 입장을 종합하면 유 후보의 주장은 거짓이다.

미국, 전술핵무기 재배치 “불가” 입장 거듭 밝혀

북핵 위협이 고조돼 국내 정치권에서 전술핵 재배치 여론이 제기될 때마다 미국 정부는 전술핵 재배치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해 9월 13일 서울에서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를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뿐만 아니라 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구체적이고 분명한 어조로 전술핵 재배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 “확장 억제력 제공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약들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 미국 대사로 근무하던 2013년에도 한국 내에서 고조되던 핵무장론이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한국이 그렇게 한다면 큰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전술핵 재배치가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1992년 핵무기의 시험과 생산, 보유, 배치, 저장을 금지한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 발효된 것과 맞물려 미국은 한반도에 배치된 전술 핵무기를 철수했다. 미국은 대신 남한에 핵우산 등을 제공해 대북 보복능력을 갖추게 했다. 이것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다. 미국은 국내에서 핵무장론이나 전술핵무기 재배치 주장이 나올 때 마다 이를 거절하면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해왔던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도 이 같은 원칙은 재차 확인됐다.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 각료로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핵우산은 물론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 방어능력 등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동원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인 대응을 하겠다”며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최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방한에 동행했던 백악관의 한 외교보좌관도 16일 한국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철수시키는 데 엄청난 노력을 들였다. 현재 계획에 (전술핵 재배치는)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새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 옵션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미국 언론 일각에서 나오긴 했으나, 이는 “대북정책의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는 연장선이다. 현재까지 한국과 미국의 공식적인 원칙은 한반도 비핵화이기 때문에 전술핵무기 재배치에도 반대하는 것이 미국의 공식 입장이다.

▦총평= “전술핵무기 재배치에 대해 미국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유승민 후보의 주장은 거짓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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