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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 베트남] ‘시댁의 나라’ 한국서 상처 받고 온 베트남 여성들

입력
2017.03.1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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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베트남 껀터시 닌끼우 리버 호텔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와 함께 하는 ‘한국-베트남 함께 돌봄’ 사업 출범 행사서 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이 선포되자 귀환 여성들과 관계자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유엔인권정책센터 껀터사무소 제공
지난해 10월 베트남 껀터시 닌끼우 리버 호텔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와 함께 하는 ‘한국-베트남 함께 돌봄’ 사업 출범 행사서 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이 선포되자 귀환 여성들과 관계자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유엔인권정책센터 껀터사무소 제공

한국은 베트남에서 ‘시댁의 나라’로 통한다. 그만큼 많은 여성들이 한국에 결혼이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호찌민 총영사관 관계자는 15일 “5년 전까지만 해도 남부 호찌민시와 인근 지역에서 5,000명, 북부 하노이와 하이퐁 3,000명 등 연 평균 8,000명이 한국으로 결혼이민을 갔다”며 “2015년 그 숫자가 급감했지만 한국으로 결혼 이민 간 베트남 여성 수(4,651명)는 처음으로 중국(4,545명)을 제치는 등 그 열기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2015년 결혼이민 여성 수가 급감한 것은 남성의 소득, 범죄 경력 등 외국인 배우자를 맞기 위한 조건과 한국으로 결혼이민을 하기 위한 일정 수준 이상의 한국어 실력 등을 규정한 국제결혼보호법이 2014년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한국에 결혼 이주하는 베트남 여성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문제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베트남으로 돌아온 이주여성들 문제다. 김연심 유엔인권정책센터(KOCUNㆍ코쿤) 껀터사무소장은 “대부분 가정 폭력과 문화적 차이가 원인이 된 경우”라며 “이혼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생계유지를 위해 고향이 아닌 대도시로 정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이 정식으로 이혼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드물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은 물론 한국 정부도 이들의 규모 등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귀환한 여성들이 베트남에 정착하려 해도 한국의 이혼 판결문이나 협의이혼 확인서가 없는 한 베트남 내 재정착이 불가능해 이들이 ‘반한(反韓)세력’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들이 베트남에서 협의이혼 확인서를 발급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 여권을 가지고 ‘엄마의 나라’로 따라온 아이들은 더 문제다. 2중 국적이 허용되지 않아 코쿤껀터사무소가 있는 껀터와 인근 허우장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베트남 학교에 다닐 수 없다. 교민회 관계자는 “파국을 맞게 된 가정은 결국 허술했던 결혼이민 시스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 아이들이 더 큰 상처를 받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관심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처받은 이들을 ‘친한’으로 만들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반한’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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