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3.6

아스피린의 역사는 '부작용'의 역사라 할 만하다. 1899년 오늘 아스피린 특허가 났다. Wikicommons

사전에 따르면 부작용(副作用)은 “어떤 일에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통제되지 않는 작용은 두려움의 원인이 되고 실제로 원치 않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러므로 부작용은, 약 포장지에 쓰여 있듯이, 경계의 대상이다. 부작용을 부(否)작용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까닭도 단어가 지니는 부정적(否定的) 뉘앙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작용’이고, 새로운 가능성이다. 남성 성기능 보조제 비아그라(Viagra)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비아그라는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Pfizer)가 협심증(狹心症, 심장 근육에 흘러 드는 혈액이 이런저런 이상 때문에 줄어들어 유발되는 질병) 치료제로 개발하다 성기를 발기시키는 부작용을 발견, 연구 방향을 선회한 끝에 탄생했다.

아스피린의 가치도 부작용 덕에 점증해왔다고 할 만하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문헌에까지 기원이 닿아있는 아스피린의 성분은 버드나무에 많은 물질(salicylic acid, 살리실산)이다. 그러나 처음 아스피린을 제조할 때는 조팝나무에서 추출한 살리실산이 쓰였다. 아스피린(Aspirin, 아세틸살리실산의 ‘A’와 조팝나무 학명 ‘Spiraea’의 합성어)의 강장ㆍ진통 효과는 역한 맛 외에도 위장 장애 등 부작용 때문에 민간 요법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될 뿐 대중화하지 못하다가 1890년 독일 바이엘사의 23세 청년 펠릭스 호프만(Felix Hoffmann, 1868~1946)이 살리실산을 아세틸화해 먹기 편하고 위 점막 자극을 줄인 뒤부터 대중화했다. 그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였던 아버지의 통증을 덜어주기 위해 연구에 열을 올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바이엘사는 1899년 3월 6일 “해열 진통제” 아스피린의 특허를 등록했다. 1914년, 초기의 가루 약을 알약 형태로 교체, 복용을 간편하게 하고 복용량을 표준화함으로써 더욱 대중화했다.

과학자들은 1970년대 아스피린의 대표적 부작용인 위장 장애와 출혈 등 항혈액응고 현상의 원인이 주성분인 아세틸살리실산의 혈소판 응집 차단 기능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부작용은 80년대 심근경색 및 일과성 뇌허혈 발작 재발방지 효능으로 재발견됐고, 아스피린은 어엿한 심혈관질환 예방의약품이 됐다. 근년에는 아스피린의 피부 염증 치료효과, 치매 및 암 예방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부작용이 개척해가는 길이 그렇게 넓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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