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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 노트] 너그러운 로컬룰

입력
2017.02.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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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경기고

백 서울고

<장면 6> 바둑룰은 매우 엄격하다. 공식대회에서 대국자가 착수를 무르거나 패감을 쓰지 않고 패를 따내면 가차 없이 실격패를 당한다. 하지만 고교동문 바둑인들의 친선 도모 성격이 강한 고교동문전에서 엄격한 ‘공식룰’을 그대로 적용하는 게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고교동문전에서만 쓰는 이른바 ‘로컬룰’을 만들었다. 로컬룰은 다음과 같다. ▲잡은 돌을 잘못 들어낸다. ▲두 수를 연달아 둔다. ▲바둑판에 ‘딱’ 소리가 나게 착수한 돌을 다시 들어서 다른 곳에 둔다. ▲패감을 쓰지 않고 패를 딴다. 이런 행위들은 ‘공식룰’에선 즉각 반칙패가 선언되지만 고교동문전에서는 너그럽게 한 번은 봐준다. 그 대신 벌점으로 5집을 상대에게 준다. 그러나 두 번째 반칙에는 용서 없이 바로 판이 끝난다.

이번 대회에서도 잡은 돌을 들어내지 않은 경우 한 번, 무르기 3회가 나왔지만 ‘로컬룰’ 덕분에 벌점 경고로 끝났으며 더 큰 불상사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처럼 간혹 방송대국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스튜디오에서 방송카메라가 돌아가는 가운데 경기를 하다 보면 이러한 어이없는 실수가 나온다.

백이 상변 일대를 몽땅 집으로 만들려 하자 흑이 반발해서 중앙에서 흑의 생사가 걸린 험악한 싸움이 벌어졌다. 바둑TV 해설자 한철균 8단은 <참고1도>를 그려 보이며 ‘흑이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전에서는 흑1로 두는 바람에 백2로 차단당해서 흑이 골치 아파졌다. 흑19도 실수다. <참고2도>처럼 뒀으면 쉽게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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