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구속영장 기각

5시간 넘게 영장심사ㆍ공방 불구
법원 “범죄혐의 소명 안돼”
특검, 수사기간 연장 안 되면
불구속기소 방안 검토
우병우 전 수석이 영장 기각으로 22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귀가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마지막 수사대상으로 꼽혀온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이 22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등 파죽지세를 이어가던 특검 수사가 수사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벽에 부딪히게 됐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전날 우 전 수석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이날 오전 1시9분쯤 그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오 부장판사는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전날 오전10시30분 열린 영장심사는 오후3시50분쯤 끝났으며, 우 전 수석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수의를 입고 대기하다가 영장 기각 결정과 함께 귀가했다.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은 4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방대했지만, 특검은 법원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앞서 특검은 지난 19일 우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과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이석수(54) 전 특별감찰관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비리와 관련한 정상적인 감찰을 방해하고, 특별감찰관실이 자신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민정수석실을 동원해 조직적인 방해를 한 혐의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국ㆍ과장 6명의 좌천성 인사를 주도하고, CJ E&M 표적조사 지시를 거부한 공정거래위원회 국장급 간부의 강제퇴직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한 혐의도 받았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이 민영화된 KT&G 자회사 한국인삼공사 대표 등 일부 인사들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인 정황도 확인, 직권남용 혐의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 기각으로 우 전 수석이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비리 행위를 묵인 또는 방조하고 적극 협조했다는 의혹은 다소 힘을 잃게 됐다. 우 전 수석의 신병을 확보해 그의 개인비리까지 수사할 예정이었던 특검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특검은 수사기간이 연장될 경우 보강수사를 할 계획이지만, 이달 28일 수사가 종료되면 우 전 수석을 불구속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귀가하는 우병우. 홍인기 기자
차 안에서 생각에 잠긴 우병우.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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