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저만 불편한 건가요?” 혹은 “이거 나만 불편해?”라고 말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pro(fessional) + 불편(不便) + ~er’의 합성어다. 원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머성 게시글에 대해 과도하게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쓸데없이 트집잡는 행태를 벌이는 사람들을 네거티브하게 가리키는 말이었다. 최근에는 젠더 평등에 어긋나는 사건이나 사태에 대해서 이를 비판적으로 지적하는 사람을 주로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불편하다고 지목된 사건이나 사태가 도덕적, 문화적으로 어떠한 평가를 받는가에 따라서 프로불편러는 조소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공감이나 지지를 얻게 되기도 한다. 예컨대 TV에 어떤 수준의 성적 노출 장면이 나왔을 때 A가 “이거 나만 불편해?”라고 지적하고 나서 이를 접한 B가 A를 ‘프로불편러’라고 부른 상황이라고 하자. 이 때 B가 그 노출 수위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 프로불편러란 말은 긍정적으로 사용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부정적으로 사용된 것이다. 프로불편러에 대한 평가는 결국, 불편함을 일으킨다고 지목된 사태나 사건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어떠한가에 달려 있다.

문제는 바로 그 수준에 대한 평가가 과거와는 달리 다양해졌다는 것, 또는 그 문화적, 도덕적 평가가 미리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이나 SNS 공간에서 이뤄지는 여론 추이 및 갑론을박의 ‘밀당’ 과정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데 있다. 또, 문제는 우리가 어떤 사태나 사건에 대해서 자신의 평가적 견해를 당당하게 펼치지 못한 채 “이거 저만 불편한 건가요?”라며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유동적인 담론 교섭 상황에 우리가 종종 놓인다는 것이다.

한자 便은 편하다는 뜻에서는 ‘편’으로, 똥오줌을 가리킬 때에는 ‘변’으로 읽는다. 불편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똥오줌을 잘 싸지 못해서 편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낸다. 便을 구성하는 更(다시 ‘갱’ 또는 고칠 ‘경’)의 갑골문 자형은 손으로 나무망치를 집어 돌종을 때리는 형태를 나타냈었을 거라고 추정된다. 이것이 금문, 전서, 예서를 거치면서 형태 변화를 한 것이다.

각설하고, 나는 요즘 문재인이 불편하다. 문재인이 불편하다는 내 얘기는, 그러니까, 문재인이 싫다든가 밉다든가 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지금 “이거 저만 그런가요?”라고 조심스레 정치적 화두를 던지고 있는 중이다.

문재인이 불편한 이유 하나는 문재인을 비판하면 문자 폭탄을 맞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정치적 비판 위에 또 그 비판을 넘어서 군림하고 있다. 물론, 나는 문재인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을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내 전화번호는 010-3930-4500이다. 문자 폭탄이 온다면 나는 ‘사드’ 도배 문자로 대응할 것이다.

문재인이 불편한 또 다른 이유는 스스로가 ‘대세’ 운운하며 십 몇 년 전의 이회창처럼 행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지금 여론조사 1위를 계속 달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재인의 표 확장력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바로 그 한계를 노리면서 안희정은 ‘대연정’ 헛소리를 남발하고 있고 이재명은 안희정을 비판하면서 발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이 불편한 가장 큰 이유는 내 눈에는 안철수, 남경필, 유승민 등과 비교해서 문재인의 좋은 점이 그다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내가 유승민보다 더 오른쪽에 있어서가 아니라 심상정보다 더 왼쪽에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을 포함하는 한국 정치판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국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제도 정치가 구조적으로 해결하고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문재인이 당장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을 추진하고, 국회의원 정원 절반을 독일식 비례대표제로 뽑겠다고 공약하기를 원한다. 재벌들의 순환출자 해소와 계열 분리제 및 기업 분할제의 강력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기를 원한다. 국민투표를 통한 원자력발전소 폐쇄 여부 결정을 포함하는 탈핵 로드맵의 실현을 국민들에게 약속하기를 원한다.

그러면 내 정치적 변비가 없어질 것 같다. 아 참, 위에서 공개한 전화번호는 표창원 의원의 것이다. 내가 그렇게 용감할 리가 없지 않은가. 여전히 문재인은 불편하다. 나만 그런가?

이재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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