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월드컵부터 조별리그에 승부차기를 도입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사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 건물. AP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히혼의 수치’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월드컵 조별리그부터 승부차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일(한국시간) 독일 빌트에 따르면 마르코 판 바스턴(53) FIFA 기술위원장이 “승부차기는 3개 팀이 한 조에 속해 있는 토너먼트에서 하나의 옵션일 수 있다”고 말했다.

FIFA의 조별리그 승부차기 도입 검토는 2026년부터 월드컵 본선 참가국이 48개로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FIFA는 최근 참가국을 늘리기로 했고 이에 따라 한 조에 3팀씩 16개 조가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ㆍ2위가 32강에 올라가는데 이 방식에서는 조별리그 최종전을 동시에 열 수가 없다.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두 팀의 상황에 따라 담합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이 같은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알제리는 1차전에서 서독을 2-1로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2차전에서는 오스트리아에 0-2로 졌고 3차전에서 칠레를 3-2로 이겨 2승1패로 대회를 마쳤다. 이어 하루 뒤 1승1패의 서독과 2승의 오스트리아가 히혼에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서독은 반드시 이겨야 했고, 오스트리아는 2골 차 이내로만 져도 조별리그 통과가 가능한 상황. 전반 10분 서독의 선제골이 터지자 동반 진출을 의식한 두 팀은 나머지 시간 동안 볼만 돌리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결국 알제리는 골득실 차로 고배를 들었다. 이른바 ‘히혼의 수치’다. 이에 따라 FIFA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같은 시간에 치르는 걸 원칙으로 정했다.

하지만 48팀 조별리그 방식에서는 이런 모습이 또 나올 여지가 있다.

이에 FIFA는 90분 경기 후 승패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를 통해 승리 팀에 승점 2를 주는 제도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무승부가 없어져 담합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FIFA는 특히 1970~80년대 북미 지역에서 사용했던 스타일의 승부차기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빌트는 설명했다. 지금처럼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세워놓고 차는 것이 아니라 골대로부터 25m 가량 떨어진 지점부터 몰고 와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승부를 가리는 것이다. 아이스하키의 페널티 슛아웃과 비슷하다. 판 바스턴 위원장은 “골키퍼는 페널티박스 밖으로 나오면 안 되고 공을 한 번 쳐내면 끝난다”면서도 “이 역시 어디까지나 하나의 옵션일 뿐 다른 대안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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