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은 언제나 우리를 발끈하게 만든다. 신문이나 TV를 통해 본 가슴 아픈 사연들, 우리의 친구와 가족이 겪은 억울한 사연들, 또 나 스스로 겪은 불공평한 일들까지 떠올리며 왜 법은 늘 있는 자의 것이냐며 분노한다. 그럼에도 언론은 동네 체육대회에 나온 응원단마냥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부추기느라 볼썽사나운 엉덩이춤을 추는 중이다. 뉴스를 보니 참 가관이다. “이재용 구속되면 미래사업 동력 상실 우려”“이재용 구속 위기에 삼성 글로벌 암운”“벼랑 끝 내몰리는 기업, 수난 언제까지” 이 정도만 해도 분통이 터진다. 도대체 이 나라의 정경유착은 어디까지인가 싶다. 그것도 모자라 아예 국민을 겁주기까지 한다. “이재용 유죄 확정되면 미국서 벌금 물고 판매 차질 가능성도”“범법 기업 낙인, 이재용 유죄가 몰고 올 후폭풍” “삼성전자 200만원 돌파 멀어지나?” 국민의당 어느 의원은 SNS의 글을 통해 이재용 구속수사를 반대하며, “오늘 아침 딸기 농사 짓는 분을 만났는데 예년과 다르게 찾는 고객들이 푹 줄었다고 한숨을 쉬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이재용이 구속되면 이처럼 국민들이 고생을 하게 될 거라는 그의 시선이 참으로 우습다. 아직도 그런 말로 우리를 설득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저들의 눈에 우리는 여태 개ㆍ돼지다. 죄를 지은 부자가 감옥에 간다고 국가 경제가 휘청일 거라는, 콩죽 먹던 시절의 이야기는 이제 그만. 정 국가 경제가 걱정되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 11조에 대한 헌법소원부터 제기하든가. 위헌 결정이 나면 그때 다시 이런 소릴 하시든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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