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괴짜의사 김사부를 연기한 한석규. SBS 제공

“전문용어로 ‘개멋 부린다’ 그러지. 좀 더 고급진 말로는 낭만이라고 그러고. 낭만 빼면 시체지. 또 내가.” (SBS ‘낭만닥터 김사부’ 8회 김사부 대사)

팍팍한 세상에서 낭만의 의미를 가르쳐준 괴짜의사 김사부가 시청자들과 작별했다. 16일 방영된 20회에서 본편 이야기를 완결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김사부(한석규)의 첫 사랑 에피소드를 그린 번외편을 21일 내보내며 끝을 맺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 소도시에 위치한 허름한 돌담병원으로 무대로 멘토 김사부의 열정과 젊은 의사들의 성장기를 펼쳐냈다. 김사부는 최선의 노력으로 환자를 살리고, 치기 어린 후배 의사들의 분투를 따뜻한 질책과 격려로 응원했다. 의사에겐 사람 생명 살리는 일이 진정한 낭만 아니겠냐고 설파하는 김사부에게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번잡한 세상살이를 초월한 도인처럼 유유자적하다가도 환자 앞에선 매섭게 집중하는 모습에선 인간적 매력까지 풍겼다. 돈과 권력으로 갑질을 서슴지 않는 기득권층을 향한 김사부의 벼락 같은 일침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절망한 사람들에게 ‘핵사이다’ 같은 시원함도 선사했다.

강은경 작가는 날카롭게 벼린 필력으로 돌담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에피소드에 사회적 메시지와 시대 정신까지 담아냈다.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논란을 연상케 한 탈영병 에피소드와 음주운전사고 가해자이면서 적반하장격으로 피해를 호소하던 갑질 환자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강동주(유연석)의 내레이션을 통해 던져진 화두들은 ‘차별의 시대’ ‘돈의 시대’ ‘출세 만능의 시대’ 같은 우리 사회의 적폐들이었다. 그리고 드라마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김사부를 통해 나름의 해답을 모색했다. 바로 ‘정의’였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의학드라마이면서 사회고발드라마 성격을 띠는 이유다.

시청자들의 호평에 힙입어 시청률도 날로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7일 9.5%(닐슨코리아)로 출발해 2회에 10%대로 올라섰고, 연일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면서 8회엔 21.7%로 20%의 벽도 깨뜨렸다. 20회까지 최고시청률은 20회에 기록한 27.5%다. 이보다 더 낭만적일 수 없는 엔딩이다.

17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열린 종방연에 참석한 배우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사랑에 즐겁고 행복했다”(유연석)며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연출자 유인식 PD는 “우리 드라마가 현실과 정의, 그리고 자리를 지키며 실리보단 낭만을 꿈꾸는 사람들에 대해 얘기했는데 많은 분이 공감해주셨다”며 “요즘 그런 가치들이 심드렁해진 시대여서 많은 분이 그런 것에 갈증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여러분의 열광에 연출자로서 기쁘고, 앞으로 희망과 낭만의 시대가 오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를 애청한 네티즌들은 “어딘가에는 김사부 같은 의사선생님이 계시겠죠. 정말 많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준 흔하지 않은 드라마였다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네요”(2kim****) “드라마 보고 나니까 더 좋은 사회가 될 것 같은 기대가 들어요”(oos4****) “배우 한석규님이 있어 정의에 리얼리티가 살아난다. 낭만닥터가 있어 그동안 행복했다”(wndp****) “이 어지러운 시국에 사이다 같은 드라마였네요. 낭만닥터 보는 내내 너무 행복했습니다”(hee0****)라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관련 기사 댓글로 남겼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낭만닥터 김사부’는 시청률 30%에 육박하는 성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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