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분석

중국 산둥ㆍ허베이ㆍ장쑤 등 동북지역
오염물질배출 상위 3곳 몰려 있어
북서풍 타고 사계절 한반도 영향
국내 지속적 저감 노력 펼쳐도
중국 협조 없으면 반쪽 해결책 그쳐
중국발 스모그 여파로 2일 오후 서울역 일대가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한 때 ‘매우 나쁨(151㎍/㎥)’ 기준을 훌쩍 넘긴 201㎍/㎥까지 치솟았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국내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에 중국 등 해외 영향이 최대 70%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반도와 가까운 중국 3개 성(省)이 중국 내 미세먼지 배출량 1~3위를 차지하고 있어 특히 국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됐다.

2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최근 미세먼지 농도 현황에 대한 다각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08년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0㎍/㎥ 이상이었던 254일을 분석했더니 해외에서 온 오염물질이 최대 7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대부분이 중국발 미세먼지이고 일부가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몽골 등에서 온 오염물질로 여겨진다. 한반도 주변 기류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추적 조사한 결과다.

통상 국내 대기질에 중국 발 미세먼지 영향은 40~5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오염물질의 70% 가량이 중국과 몽골에서 날아왔다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가 편서풍대에 위치해 있어 중국에서 부는 북서풍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와 가까운 중국 동북지역이 중국 내에서도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가장 많은 곳들로 나타났다. 2006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중국의 대기환경 전문가들과 함께 중국 전역의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산둥(山東ㆍ170만2,000톤) 허베이(河北ㆍ137만1,000톤) 장쑤(江蘇ㆍ120만톤)성이 상위 3곳에 들었다. 이승민 KEI 부연구위원은 “이들 지역은 중국의 대표적인 인구 밀집지역으로, 차량 이동이 많은데다 공업단지까지 조성돼 있어서 심각한 대기오염지역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미세먼지 저감 노력이 아무리 잘 이뤄져도, 중국이 협조해 주지 않으면 반쪽 해결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정부는 2003년 수도권 대기환경개선 특별법을 제정해 본격적으로 국내 대기 질 규제에 나섰다.

2일 짙은 스모그로 중국 상하이의 명물 둥팡밍주(東方明珠ㆍ오른쪽 사진 동그란 건물)탑 등 황푸강변 고층건물들이 뿌옇게 보이는 모습. 상하이=로이터 통신

지난해 6월에는 전 분야에 걸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까지 발표했지만 최근 국내 대기질 수준은 제자리 걸음이다.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003년 69.8㎍/㎥에서 2012년 41.0㎍/㎥까지 떨어졌지만 2013년부터는 3년째 44~45㎍/㎥을 맴돌고 있다. 이승민 부연구위원은 “국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수도권 지역의 배출량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상대적으로 국외 요인에는 취약하다”며 “중국을 포함해 인접국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따지는 작업부터 시작해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대기오염의 국외 영향은 기본적으로 장기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 저감 대책을 우선 실시하고, 이웃 국가와 공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대기질 규제를 강하게 실시하고 있어 조만간 국내 환경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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