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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찬가] 일주일에 3번 자전거 출근했더니 생긴 놀라운 변화

입력
2016.12.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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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가 90㎏에 육박했던 지난 1월 2일(왼쪽) 모습과 당시에 비해 14㎏ 감량한 12월 31일 현재 모습.
몸무게가 90㎏에 육박했던 지난 1월 2일(왼쪽) 모습과 당시에 비해 14㎏ 감량한 12월 31일 현재 모습.

‘자전거로 체중감량의 끝을 보여주리’ 2016년 1월 2일 나간 열다섯 번째 두바퀴찬가(▶기사 바로가기)의 제목이었다. 새해 벽두부터 ‘끝’이라는 단어를 들먹이며 장엄한 척했던 저 선언을 한 해의 끝에서 돌이켜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반의 성공이다. 끝을 보진 못했지만 얼추 중간 정도는 갔다.

연초 몸무게는 90㎏에 육박했다. 신장이 180㎝에서 약간 모자란 171㎝이니 적정 체중을 한참 초과했다. 완벽한 비만. 건강을 위해서라도 감량이 절실했다.

‘자전거로 살 빼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일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희망, 목표, 다짐… 긍정적 의미를 가진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날은 이번에도 1월 3일쯤에서 멈추는 듯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에 세웠던 목표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의 한복판인 1월은 자전거 타기 쉽지 않다. 밖으로 나가자니 춥고 안에서 타자니 재미 없다는 핑계만 대며 그렇게 두 달을 보냈다.

그런 핑계가 통하지 않는 3월이 됐다. 새해의 다짐을 되새기며 자전거 출근(당신이 자전거로 출근해야 하는 7가지 이유 ▶ 기사 바로가기)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3일 이상 자전거를 이용했다. 집에서 회사까진 가장 빠른 길로 10㎞ 정도지만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일부러 돌아갔다. 편도 33㎞,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코스를 만들었다. 주말에도 틈나는 대로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3월 한 달 동안 달린 거리는 약 600㎞. 자전거 구입 이래 가장 많은 거리를 달렸다. 엄청난 생활의 변화였지만 몸무게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80㎏ 후반대에 머물렀다. 운동 강도를 높여야 했다.

자전거 출근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자전거 출근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4월엔 더 강하게 페달을 밟았다. 가쁘게 숨을 몰아치며 달리는 시간을 늘렸다. 퇴근 땐 남산과 북악산을 돌며 오르막도 달렸다. 4월 한 달 동안 달린 거리는 약 700㎞. 드디어 몸무게가 변하기 시작했다. 한 달 사이 5㎏가 넘게 빠졌다. 음식 조절 없이 오로지 자전거로 거둔 성과다. 열심히 탄 결과가 바로 나온 셈.

다음 달에는 거리 130㎞, 상승고도 3,000m가 넘는 자전거 대회(130km 자전거대회에 도전한 ‘동네 라이더들’▶ 기사 바로가기)에도 나갔다. 부족한 체력과 실력을 실감했지만 고통을 감내한 후 느낀 완주의 성취감은 아직까지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다양한 자전거 세계를 경험하며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 자연스레 실력도 늘었다. 그리고 넉 달 만에 몸무게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다.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도 했다. 지난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무주 그란폰도'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참가자들 모습.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도 했다. 지난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무주 그란폰도'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참가자들 모습.

한여름에도 자전거 타기를 멈추지 않았다. 땀은 정직했다. 허벅지는 단단해지고 뱃살은 줄었다. 페달을 밟는 만큼 지방이 타 사라지는 느낌이 드니 자전거 생활에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추석을 앞두고 230㎞ 귀향길을 자전거로 먼저 가보는 실험( 명절 대이동은 자전거로... 230km 자전거 귀성 도전기 ▶ 기사 바로가기 )을 하기도 했다. 해외진출도 성공했다. 자전거를 비행기에 싣고 하와이로 날아가 두 바퀴로 섬 곳곳을 여행한 환상적 경험(

자전거로 만끽하는 '다섯 빛깔 하와이' ▶ 기사 바로가기 )도 했다.

걷는 속도보다 빠르고 자동차보단 느린 자전거에선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낯선 땅에서의 환상적 경험은 생활에 새로운 활력이 됐다.
걷는 속도보다 빠르고 자동차보단 느린 자전거에선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낯선 땅에서의 환상적 경험은 생활에 새로운 활력이 됐다.

한여름 흘린 땀이 식는 것이 아쉬워 겨울에도 페달을 멈출 수 없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현재까지 자전거로 달린 거리는 6,559㎞, 상승고도는 6만3,017m. 293시간을 안장 위에서 보냈다. 그러는 동안 몸무게는 14㎏이 빠졌다. 식단을 조절하거나 따로 비용을 들여 운동을 하진 않았다.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을 뿐이다.

한 해 동안 자전거 활동을 정리한 인포그래픽. 이미지는 스트라바 (GPS를 이용해 자전거 이동을 기록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자료를 시각화 해주는 벨로뷰어(veloviewer.com)에서 얻었다. 벨로뷰어 홈페이지 다운로드
한 해 동안 자전거 활동을 정리한 인포그래픽. 이미지는 스트라바 (GPS를 이용해 자전거 이동을 기록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자료를 시각화 해주는 벨로뷰어(veloviewer.com)에서 얻었다. 벨로뷰어 홈페이지 다운로드
이동 경로만 모은 이미지. 스트라바 자료를 시각화해 주는 시수(www.madewithsisu.com)에서 얻을 수 있다. 시수 홈페이지
이동 경로만 모은 이미지. 스트라바 자료를 시각화해 주는 시수(www.madewithsisu.com)에서 얻을 수 있다. 시수 홈페이지

어찌됐든 처음 공언한 대로 ‘끝’은 보지 못했다. 정상체중에 이르기 위해선 더 감량해야 한다. 새해엔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자전거 생활로 반드시 정상체중으로 돌아갈 것이다.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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