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뜨겁게 달군 미래의 자동차

차체가 반으로 잘리며 열리는 ‘트레조’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워크카’
절대로 넘어지지 않는 이륜차 ‘C-1’

올해도 어김없이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법한 다양한 ‘미래의 차’가 선보였다. 이 차들은 단순히 쇼를 위한 콘셉트카가 아니다.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라 실제 도로를 다닐 수 있는 이 차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곁에 다가올 명징한 이정표다.

르노 ‘트레조’
트레조. 르노 제공.

지난 파리모터쇼에서 ‘뚜껑’이 열리면서 관람객의 이목을 한 번에 끈 차가 있다. 르노가 파격적인 상상력으로 만든 2인승 전기 콘셉트카 트레조다. 이 차의 지붕은 마치 전투기 조종석의 캐노피처럼 출입문 역할을 한다. 납작한 차체가 반으로 잘리듯 문이 열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공상과학 영화 속 한 장면이다. 자율주행 중에는 스티어링 휠이 양쪽으로 늘어나 대시보드가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기능한다. 탑승자는 차가 스스로 움직이는 동안 영화를 감상하거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포뮬러 E를 운용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350마력짜리 전기모터를 달았고 차체 앞뒤에 배터리를 배치해 무게 균형을 잡았다. 강렬한 붉은 빛이 감도는 실내에는 ‘ㄱ’자 모양의 곡선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ㄷ’자 모양의 헤드램프는 앞으로 변화될 르노의 새로운 디자인 스타일을 미리 보여준다.

BMW ‘비전 비히클 넥스트 100’
BMW 비전 비히클 넥스트 100. BMW 제공.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BMW는 지난 3월 이를 기념해 100주년 행사를 열고 미래 이동성의 기술력을 담은 콘셉트카 ‘BMW 비전 비히클 넥스트 100’을 공개했다. 운전자와 자동차, 주변 환경이 직관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게 특징이다.

이 차는 이름 그대로 BMW가 내세우는 미래의 기술을 모두 담았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대를 잡는 부스트 모드와 자동차가 단독으로 주행하는 이즈 모드가 있다. 이즈 모드에서는 운전대와 센터 콘솔의 높낮이, 헤드레스트가 자율 주행 모드에 맞게 조정된다. ‘컴패니언’ 시스템은 운전자의 주행 습관과 패턴 등을 꾸준히 학습해 최적의 주행 상태를 자동으로 맞춰준다. ‘얼라이브 지오메트리’는 운전자의 생각을 예측해 자동차가 이를 대비하도록 만들어준다.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차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경고 메시지를 띄워 운전자가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라이노 모터스 ‘라이노’
라이노. RYNO 제공.

발칙한 상상력이 현실이 됐다. 포드는 라이노 모터스가 개발한 한 바퀴 전동휠 ‘라이노’를 자동차와 연계해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라이노 휠 하나를 차의 바퀴 부분에 장착하고 몸체를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 필요에 따라 라이노 휠을 떼어 몸체와 조립해 쓰는 것이다. 두 대의 이동 수단을 하나로 접목하는 발상이다.

중장비 전문가였던 미국의 크리스 호프만은 애니메이션을 보던 자신의 아이가 “한 바퀴로 가는 자동차는 없느냐”고 던진 물음에 영감을 얻어 라이노를 만들었다. 라이노(RYNO, 'Ride Your New Opportunity')의 줄임말이다. 탑승자는 몸무게 120㎏까지 탈 수 있고 완전 충전까지 12V 전압으로 6시간이 걸린다.

코코아 모터스 ‘워크카’
워크카. 코코아 모터스 제공.

“노트북이야? 전동휠이야?” 워크카(WALKCAR)가 처음 공개됐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13인치 노트북 크기의 워크카는 간신히 두 발을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자이로 드론처럼 몸을 사방으로 기울이며 움직인다. 차체가 탄소로 만들어져 무게는 2.8㎏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는 16㎞/h, 한 번 충전으로 한 시간 정도 달릴 수 있다.

워크카를 만든 사토 구니아키는 대학을 다니기 위해 도쿄로 이사한 후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자동차’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지체 없이 개발에 착수했다. 워크카는 지난 10월부터 코코아 모터스 온라인 매장(www.cocoamotors.com)에서 사전 주문을 시작했고 가격은 1,280달러다. 배송은 2017년 9월부터 시작된다.

릿 모터스 ‘C-1’
C-1. 릿 모터스 제공.

한국계 미국인 다니엘 김이 설립한 릿 모터스는 전기 이륜차를 만드는 벤처 기업이다. 이 회사에서 만든 C-1은 두 바퀴로 달리지만 자이로스코프 시스템 덕분에 넘어지지 않는다. 자동차와 충돌해도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나는 영상을 감상해보라. 릿 모터스는 이를 가리켜 AEV(Auto-balancing Electric Vehicle)라고 명명했다. 자이로스코프의 원리가 궁금하다면 팽이를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쉽다. 팽이가 돌 때 발생하는 원심력은 물체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C-1은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으며 완전 충전까지 220V 기준으로 2시간이면 충분하다. 주행가능거리는 320㎞를 달릴 수 있다.

지난 9월 애플이 릿 모터스(Lit Motors)를 인수할 조짐이 보인다고 뉴욕타임스 등의 외신이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2014년부터 ‘타이탄’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차를 개발할 당시 릿 모터스 엔지니어들을 고용했던 적이 있다. 현재 애플은 전기차가 아닌 자율주행시스템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