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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 급증에도 여성의 17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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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 급증에도 여성의 17분의 1

입력
2016.12.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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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남성 육아휴직 23배

1년 전에 비해선 43% 늘어

맞벌이 가구 남성 가사노동 40분

아내는 194분…남편의 4.8배

“가사 공평 분담해야”54%

“실제론 아내가 주도”79%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속에 남성 육아휴직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여성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2명 중 1명 꼴로 “가사분담은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맞벌이 가구에서 가사노동의 80%는 아내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6 일ㆍ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는 8만7,372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41명(13.7%) 늘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작년 남성 육아휴직자는 1년 전에 비해 42.5% 증가했고, 여성은 같은 기간 12.4% 늘었다. 비교시점을 10년 전으로 확대하면 남성 육아휴직자는 2005년(208명)에 비해 무려 23배 늘어나며 여성 육아휴직 증가폭(7.8배)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이처럼 가파른 증가세에도 남성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4,874명으로 여성(8만2,498명)의 17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전히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절대 다수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가사노동 또한 여전히 여성 부담이 절대적이었다. 맞벌이 가구에서 남성의 하루 평균 가사 노동시간은 40분, 여성은 194분이다. 아내의 가사 노동시간이 남편보다 4.8배 많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남편이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 3분 증가하고 부인은 6분 줄었을 뿐이다.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과 현실 간의 괴리도 여전했다. 올해 통계청 조사에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3.5%로 2년 전에 비해 6.0% 포인트 증가하며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하지만 부부가 함께 살고 있는 가구 중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편 17.8%, 아내 17.7%에 불과했다. “아내가 가사를 주도하고 있다”는 견해가 남편 78.9%, 아내 79.6%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는 비율이 매년 증가 추세이긴 하나 가사분담에 대한 견해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부담 속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여성도 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15~64세 기혼여성 중 일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은 20.6%(190만6,000명)로 5명 중 1명 꼴이었다. 경력단절 여성의 절반 이상은 임신, 출산, 육아 등이 집중되는 30대(53.1%)가 차지했다. 실제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사유로 ‘육아’(34.8%)가 가장 많이 꼽혔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변하지 않고 있는 게 남성의 가사노동 및 육아 참여”라며 “남성의 자체적인 의식 변화와 더불어 세계 최장 노동시간, 구시대적인 직장 문화 등으로 인해 남편들이 가정 활동에 참여할 수 없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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