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검사장 2번 탈락해도 관운
박, 임명해준 대통령 심판 맡아
김, 과거 노무현 탄핵소추위원 지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황교안(59)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 박한철(63) 헌법재판소장과 김기춘(77)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공안검사 출신 3인방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수차례 관직을 떠날 위기에도 오뚝이처럼 버티면서 ‘장관→국무총리→행정부 수반’으로 신분 수직상승을 이뤄낸 황 권한대행의 역정이 화제다. 국가보안법과 집회·시위법 해설서를 집필한 그는 ‘미스터 국가보안법’으로 불린다. 대검찰청 공안3과장과 1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을 거쳐 서울지검 2차장검사 등 공안검사의 ‘꽃길’만 걸어왔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은 2006년과 2007년 검사장 승진에서 잇달아 탈락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검사장 승진에서 두 번 연속 물을 먹으면 옷을 벗는 게 검찰의 관례지만, 그는 버텼다. 그는 이명박정부가 출범한 2008년 마침내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사법연수원 13기 동기들 중 가장 빨리 고검장에 올랐다.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2011년 검찰을 떠난 황 권한대행은 2013년 현 정부 초대 법무장관으로 공직에 복귀한 뒤 국무총리까지 승승장구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성완종 사태로 낙마하면서, 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그의 인사청문회가 치열한 검증 없이 어영부영 넘어가는 천운도 따랐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김병준 총리 후보자 발표로 결국 물러나겠구나 싶었는데, 오히려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맡게 됐으니 관운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탄핵심판과 대선까지 앞으로 최장 8개월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할 수 있어 2년 1개월에 달하는 ‘장수 총리’로 기록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 탄핵 여부를 최종 결정할 헌법재판소의 수장인 박한철 헌재소장도 대검 공안부장을 지낸 손꼽히는 공안검사다. 황 권한대행과는 같은 연수원 13기로, 서울지검 3차장과 2차장검사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박 소장 역시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하면서 2010년 서울동부지검장을 끝으로 퇴직한 아픔이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으로 복귀했고 2013년 박 대통령에 의해 검사 출신으로는 처음 헌재소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그가, 임기 마지막 사건으로 자신을 중용한 대통령의 탄핵을 심판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운명의 장난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다른 ‘거물 공안검사’ 김기춘 전 실장은 뒤집어진 운명의 주인공이다. 옛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을 지낸 김 전 실장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탄핵소추위원을 맡았다. 17대 국회의원을 끝으로 정계를 떠났던 그는 2013년부터 2년간 박근혜 대통령의 ‘실세’ 비서실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가, 현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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