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한반도 정책변화부터 가늠해야
대북 압박 강화, 대화 병행 등 다양해
긴밀한 대미 정책조정ㆍ협의가 첫걸음

만인의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선거 기간 중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파격적 대외정책 공약을 제시한 그였던 만큼 미국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각지에서 기대보다는 불안과 우려가 교차하는 듯하다. 한국도 일본과 더불어 트럼프 후보의 동맹분담금 증대 압력과, 당선 직후의 기자회견에서 부인하기는 했지만 핵무장 용인 시사 가능성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터였다.

생각해 보면 미국 대통령 후보가 한반도 안보나 대북 정책방향에 대해 기존 방침과 다른 정책공약을 제시하여, 한국 외교에 크나큰 도전을 안긴 사례가 적지는 않다. 냉전시기에 주한미군 철수 방침을 밝혔던 닉슨이나 카터 행정부의 정책공약이 그랬고, 북한 정권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당시 햇볕정책에 대해 극히 부정적이었던 아들 부시 정부 또한 그랬다. 그런 점에서 향후 구성될 트럼프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한반도 안보관련 정책을 예상하고, 그에 대한 대응방침을 선제적으로 구상하는 것이 긴요하다.

미국 대선 기간 중에 트럼프 자신에 의해서나, 유력 싱크탱크 등에 의해 제시된 차기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 구상은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오바마 정부가 추진해 온 아태지역 재균형 정책을 견지하면서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해서도 괌 등 주요 기지에 전략폭격기 등의 전력을 증강시켜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의 공약을 이행하자는 구상이다. 올 1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작성한 보고서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둘째, 대북 압박 정책만으로는 오히려 북한의 고립화와 벼랑 끝 전술 강화만을 초래하기 때문에, 북미평화협정 체결 등을 통해 대북 대화와 협력 쪽으로 정책을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는 구상이 있다. 존스 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 등이 이러한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셋째, 북한에 대한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자는 방안도 제기되었다. 샘 넌 전 상원의원과 마이크 뮬렌 전 합참의장은 한미일 억제태세 강화와 대북 경제제재를 견지하면서도, 중국을 이용한 대북 대화 재개와 한국-미국-북한의 3자 대화체 가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넷째, 북한 비핵화의 목표 수준을 낮추어 핵 동결이나 부분적 핵 능력 제한으로 재조정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미 국가정보국(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이 이런 방안을 제안한 바 있고, 뉴욕타임스 등도 이를 지지했다. 다섯째, 대북 선제공격론도 일각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 같다. 즉 북한의 핵 능력이 향후 수년 사이 지금의 인도나 파키스탄으로 증강되기 전에, 이스라엘이 시리아나 이란에 대해 행했던 것처럼, 선제타격을 통해 핵 능력증강을 저지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본인도 미국의 국가이익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 선제 핵 사용 가능성을 불사한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대북 정책 구상의 다양한 선택지에 대해 우리는 국가이익의 관점에서 최선의 안보정책 대안을 강구하여, 미국과 정책조정을 꾀해 나가야 한다. 다섯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 정권이 정권 자체의 명운이 걸린 핵 능력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그런 북한에 대해 우리는 장기전 혹은 지구전의 각오를 갖고, 비핵화 및 평화통일 기반 조성이란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대북 직접접근전략과 간접접근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직접접근전략이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상쇄할 수 있는 자주국방능력과 동맹체제 강화 정책을 의미하고, 간접접근전략이란 다양한 대북 접촉과 대화를 통해 북한 체제를 변화시켜 나가는 방책들을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트럼프 신행정부의 한반도 안보정책이 우리의 국가이익이나 대북정책 방향과도 부합되게끔 긴밀한 안보정책 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안보정책 추진이 한반도를 엄습하고 있는 대내외적 불안 요소를 해소해 나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박영준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가 수요 칼럼의 새 필진에 합류했습니다. 박 교수는 손꼽히는 안보전문가로 한국평화학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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