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계단이나 복도에 보관 중인 고가의 자전거를 골라 훔친 혐의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올해 9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종로구,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를 돌며 13회에 걸쳐 2,000만원 상당의 자전거를 훔친 혐의로 이모(29)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아파트 주민이 비밀번호나 카드를 이용해 현관을 통과할 때 같은 주민인척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그가 범행 장소로 삼은 곳은 주로 계단식 아파트. 복도식 아파트와 달리 층당 가구수가 적고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아 범행이 쉽게 발각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주민이 나오며 문이 열린 틈을 이용해 아파트 내부로 들어가는 이씨(맨 왼쪽부터). CCTV가 설치된 엘리베이터에서는 손으로 얼굴을 가려 신원확인을 어렵게 했으며 자전거를 훔친 뒤에는 뒤로 들어와 얼굴이 찍히지 않도록 했다. 현관을 빠져 나온 뒤에는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마포경찰서 제공

이씨는 현관 입구나 CCTV가 설치된 곳에선 모자나 손으로 자연스럽게 얼굴을 가려 신원확인이 쉽지 않도록 했다. 절단기를 가방에 넣고 다니며 자전거를 발견하면 잠금장치를 자른 뒤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장시간 방치돼 바람이 빠진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하기 위해 휴대용 펌프도 갖고 다녔다. 훔친 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해야 범행장소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씨가 범행에 사용한 장비와 절단기에 의해 잘려진 잠금장치 모습. 마포경찰서 제공

훔친 자전거는 거주지 인근에 따로따로 보관했다. 비싼 자전거는 주민 통행량이 적은 아파트 고층부에,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것은 일반 자전거 거치대에 보관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처분하지 못한 자전거 5대는 이 같은 방식으로 보관하다 발각됐다. 5대 자전거의 잠금장치 비밀번호는 모두 같았다.

마포경찰서는 이씨가 훔친 자전거가 더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다른 피해자를 찾는 한편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복도나 계단에 자전거를 보관하면 절도범의 표적이 되기 쉬우니 집 안에 보관할 것을 당부했다.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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