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사라져도 인종ㆍ종교 분쟁 가능성... “전투 이후가 더 어렵다”

IS, ‘왕관 보석’ 모술 사수 위해
17일에만 10건 이상 자폭공격
‘인간 방패’ 가능성까지 제기돼
“이라크 잃으면 시리아 거세질 것”
결정타 가능성에도 상황 안갯속

극단주의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최후 거점인 모술을 사수하기 위해 자살폭탄테러 등 격렬한 항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국제사회는 IS의 ‘인간 방패’전술로 인한 양민학살 등 민간인 피해를 우려했다. 터키가 모술 점령전 참여 선언을 내놓으면서 모술 점령 후 있을 종파ㆍ민족간 갈등도 예고됐다.

17일 새벽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가 모술 공세를 선언하자마자 이라크군은 남쪽에서, 쿠르드 민병대 ‘페슈메르가’는 동쪽에서 빠른 속도로 진격해 나갔다.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자치구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첫날 모술 동쪽 200㎢와 마을 9곳을 해방했다”고 자찬했고 피터 쿡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라크군이 당초 계획보다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2년 전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건국’을 선언한 도시를 지키기 위한 IS의 몸부림도 거세다. IS는 이라크 동맹군의 예상 진격로에 있는 마을에 불을 질러 미군의 지원폭격을 어렵게 하고, 자살 폭탄차량을 동원해 적부대를 기습하고 있다. 전장을 생중계 중인 쿠르디스탄24방송은 17일 IS가 개조한 폭탄차량이 쿠르드 민병대 행렬 속 장갑차를 측면에서 들이받아 폭발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IS의 대외창구인 아마크통신은 이날 바그다드와 모술에서 자폭공격을 10건 이상 일으켰으며 쿠르드 민병대를 노린 자살공격도 9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외 언론은 모술 전투가 시가전으로 돌입하면 더욱 ‘길고 더러운 전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IS가 지난 6월 팔루자 공방전에서 벌였던 것처럼 도시에 남아있는 민간인을 억류하며 ‘인간 방패’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리즈 그랜드 유엔 이라크 담당 인도주의조정관은 “최악의 경우 모술의 IS부대가 화학무기를 사용하거나 민간인을 이라크군 방향으로 대거 추방해 진격을 저지하려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신만고 끝에 모술을 점령해도 이후 중동의 정세는 더 큰 걱정거리다. AP통신은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패퇴를 거듭하며 실제 지배 영토에서는 수세에 몰린 IS가 세력의 ‘왕관 보석’인 모술을 잃는다면 결정타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IS가 이라크를 잃으면 오히려 남아있는 시리아에서의 항전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에 미국ㆍ러시아ㆍ터키ㆍ이란이 어지럽게 얽혀 있는 시리아 내전 해결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라크 자체에도 여전히 분쟁요소가 남아있다. 수니파 교도가 주류인 북부도시 모술이 이라크 동맹군의 주력인 시아파 민병대나 쿠르드군에 의해 점령될 경우 인종적ㆍ종교적 박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팔루자 공방전 때도 일부 수니파 교도가 탈출했음에도 시아파 민병대에 붙잡혀 가혹행위에 시달렸다는 보고가 여러 차례 나왔다. 이라크 정부는 모술 공세에 앞서 “모술에 입성하는 것은 오로지 이라크 정부군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터키의 개입가능성도 논란거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7일 “시아파 정부인 이라크 중앙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며 “터키군은 모술에서 IS를 격퇴하는 데 참여할 것이며 그 후 협상 테이블에도 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터키는 모술 북쪽 바시카에 일부 병력을 주둔한 채 이라크 북부의 지분을 요구해 왔으며 이라크 정부는 터키군이 이라크 영토를 불법 점거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미국 안보연구소 랜드코퍼레이션의 세스 존스 연구원은 AP통신에 “모술 전투가 어렵다지만, 그 뒤에 이어질 온갖 정치적 불만을 해결하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