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알지 못하는 사람’, 혹은 조금 깔보는 의미로 ‘시 알지도 못하는 놈’의 줄임말이다. 원래 인터넷에서의 논쟁 중에 튀어나온, “게임 알지도 못하는 놈아 너희들이 와서 함 해볼래”라는 말로부터 ‘겜알못’이 생겨났고, 그 뒤로 힙합이나 록 음악 등에 대해서 힙알못, 록알못 등이 쓰이고 있다. 시알못은 유행어라기보다는 단지 이런 조어법에 따라 억지로 만들어 본 말이다.

2016년 노벨 문학상은 미국의 대중음악 가수 밥 딜런이 받았다. 공개된 선정 근거는, 쉽게 말해서, 밥 딜런이 뛰어난 시인이라는 것이다. 밥 딜런의 수상에 대해서 약간의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경우 사람들이 그런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한데, 그것은 무엇보다도 밥 딜런이 1960년대 미국의 시대적 아이콘이었던 것이기 때문인 듯하다. 아무튼, 이번에 스웨덴 한림원은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주장을, 즉 “노랫말도 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하고 나섰다.

수상자 선정에 있어서 노벨 문학상은 매우 서구중심주의적이고, 동시에 매우 정치적이며, 때로는 ‘스웨덴 한림원’ 중심적이다. 비서구권 언어 및 작가들에게는 극히 인색하다. 심지어 독일어로 작품을 쓴 수상자조차도 그 작가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스웨덴 한림원 구성원 일부가 반발한 적이 있다.

노벨 문학상은, 괴테가 처음 그 개념을 발안했던 ‘세계문학’에 관한 한, 수많은 일급 작가 및 작품에 대한 문학적 평가에 있어서, 안심하고 받아들일 만한 좋은 척도가 되지 못한다. 한국의 출판 시장과 관련해서 말하자면 노벨 문학상은 그저 마케팅의 그럴듯한 소재가 되어 왔을 뿐이다.

한국에서 밥 딜런의 이름은 제법 알려진 편이지만 그의 시(노랫말) 자체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의 ‘Blowin’ In The Wind(블로잉 인더 윈드)’ ㆍ‘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돈 싱크 트와이스 잇츠 올라이트)’와 같은 노래는 우리 귀에도 멜로디가 익숙하지만, 각기 ‘바람만이 아는 대답’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또는 수십년 전에 양병집의 ‘역’)으로 번역, 내지는 번안되어 불려 왔다. 그의 노랫말을 우리가 시로서 제대로 충분히 음미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밥 딜런 노랫말의 문학성에 관해서 서구에는 크게 세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가사를 음악과 분리해서 시 자체로 음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가사는, 목소리 및 멜로디와 기타 반주를 포함한 음악적인 부분과 분리할 수 없으며 여전히 음악적인 부분이 더 중요한 측면이라는 입장이며, 나머지 하나는 밥 딜런의 노래에는 여러 겹의 텍스트가 동시에 겹쳐진 채 기입되어 상호작용한다는 입장이다. 세 번째 입장에서는 시적이고 문학적인 차원의 텍스트, 목소리로 노래하는 음악적이고 리드미컬한 차원의 텍스트, 그리고 작가가 자신의 여러 페르소나들을 써나가는 차원의 텍스트 등을 거론한다.

밥 딜런에게 노벨 문학상을 준 근거와 기준을 한국에 적용한다면, 김민기 한대수 양병집 등과 같은 한국 포크 1세대 가수들이나 더 아랫세대인 김광석 연영석 김두수 이장혁 등도 얼마든지 노벨상을 받을 만하다고 말할 수 있다. 몇 년 전 문학과지성사에서는 ‘시인들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노랫말’을 선정했는데, 요조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김광진의 ‘편지’, 델리 스파이스(김민규)의 ‘고백’, 브로콜리너마저의 ‘보편적인 노래’, 그리고 루시드폴의 여러 노래가 뽑혔다. 독자분들께서도 뽑아 보시길 바란다.

여러 겹의 문화적, 음악적 레이어가 있다는 점에서는, 포크나 포크적인 노래보다는 힙합과 힙합에서의 랩이 특별히 가진 자전적 문학성에 더 주목할 수도 있다. 나이 탓에 한국 힙합에 관해서는 과문하지만, 최근 한두 해 사이에 내가 듣고 반한 힙합 노래들은 이러하다: E-Sens(이센스)의 ‘Back In Time(백 인 타임)’과 ‘Flight(플라이트)’, Deepflow(딥플로우)의 ‘양화’, 차붐의 ‘안산 느와르’. 이 노래들의 랩, 그러니까 한국어로 된 시들은 결코 온전히 영어로 번역될 수 없는데, 그래서 난 더욱 좋아한다.

이재현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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