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올리언스에서 9월 18~20일 열린 '엑설런스 인 저널리즘(EIJ) 2016' 콘퍼런스에 참가한 기자들이 저널리즘 관련 강의를 듣거나(왼쪽) 드론을 날리는 체험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상당수가 백발이 성성한 고참 기자들이었다. /EIJ 공식 트위터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지난 18~20일 열린 ‘엑설런스 인 저널리즘(Excellence in Journalism)’ 콘퍼런스는 상당수 프로그램이 기자 재교육을 위한 강의였다. 드론, 버추얼리얼리티(VR) 등 신기술에 대한 이해와 실습, 투명한 취재와 인권 보호 등 기자 윤리, 트랜스젠더나 이슬람 커뮤니티 등 쉽게 다루기 어려운 이슈를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 등을 동시에 여러 곳에서 강의하고 토론했다. 미국 전문기자협회(Society of Professional Journalists)가 주최한 이 행사에서는 강의 프로그램뿐 아니라 현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기자 지망생들을 위한 취업 상담, 현직 기자들을 위한 진로 상담까지 제공했다.

프로그램만 봤을 때는 주로 젊은 기자들이 왔을 것이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콘퍼런스에 가보니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여섯 개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된 서로 다른 강의마다 자리를 꽉꽉 채운 기자 중에는 반백, 또는 완전히 백발이어서 한눈에도 매우 나이 들어 보이는 이들이 3분의 1은 됐다. VR, AR 등 날로 발전하는 첨단 기기와 장치, 애플리케이션 등을 소개하는 세션도 마찬가지였다. 백발의 고참 기자들은 듣기만 하지 않고 자신이 사용하는 좋은 기기나 앱, 노하우를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평생 배우는 기자’들에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행사를 주최한 SPJ는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 설립돼 기자뿐 아니라 저널리즘 스쿨 학생, 교수들도 다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년 개최하는 이 콘퍼런스 외에도, 회비와 재단의 기금을 바탕으로 지역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사 작성법이나 취재 노하우 등을 알려주는 웨비나(웹에서 열리는 온라인 세미나) 상시 개최 등을 통해 기자들의 자질 향상을 돕고 있었다.

한국 언론사에서 기자의 경로는 대개 정해져 있다. 공채 시험을 거쳐 언론사에 입사한 뒤 사회부 경찰팀에서 일을 배우고 각 부서에 배치되어 일하다 인사 때마다 이런저런 부서를 전전한다. 재교육은 매우 적으며 어떻게 하면 기사를 좀 더 잘 쓸 수 있는지, 취재를 잘할 수 있는지 등은 개인이 ‘알아서’ 터득해야 한다. 기자들은 언제 어떤 부서에 발령될지 모르므로 커리어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 특정 분야에 전문성 있는 기자가 되고 싶더라도 개인이 관심을 가지고 배우는 방법 외에는 사실상 없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다양한 기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 업무 자체가 워낙 바빠 상당수 언론사에서 기자들이 업무시간 내 ‘교육을 받고 싶다’는 얘기조차 꺼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고참기자가 되면 재교육을 받는 경우가 더 드물다.

기자의 업무 특성상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라도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하여 기사를 써야 하므로 일을 잘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공부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요즘 독자들은 단순한 사실관계는 인터넷을 통해 곧바로 접하기 때문에, 전통 언론사에 예전과 달리 사실 속에 숨겨진 맥락과 의미를 분석하고 대안을 줄 것까지 요구하고 있다. ‘더 나은 저널리즘’을 위해 언론사는 기자에게 충분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물론 기자 개인의 적극적 노력도 필요하다. 반백이 되든 백발이 되든 끊임없이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뉴올리언스=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 Geek Out! 세션에서 인터넷 생방송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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