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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ㆍ전남서도 어지러울 정도로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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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ㆍ전남서도 어지러울 정도로 흔들렸다

입력
2016.09.1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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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 신고 접수 2000건 넘게 빗발

TV 보다가 들썩거려 밖으로 뛰쳐나가

일시적으로 핸드폰 먹통 주민 불안

제주 섬도 지진 감지됐지만 피해 없어

12일 오후 7시 44분쯤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점에서 규모 5.1의 지진과 8시 32분에 규모 5.8의 지진이 두차례 발생했다. 사진은 지진 발생 위치와 강도를 알려주는 기상청 지진통보문.
12일 오후 7시 44분쯤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점에서 규모 5.1의 지진과 8시 32분에 규모 5.8의 지진이 두차례 발생했다. 사진은 지진 발생 위치와 강도를 알려주는 기상청 지진통보문.

12일 오후 7시 44분쯤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오후 8시 32분에 규모 5.8의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광주와 전남, 전북지역에서도 지진 감지신고가 폭주했다.

광주와 전남 소방본부 119상황실에 따르면 2,000여건이 넘는 지진 감지 신고가 접수돼 119상황실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현재도 추가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시설물이 흔들려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첫 번째 지진은 전남 동부권 지역인 여수 순천 광양 곡성 지역에서 더 많이 느껴졌고 두 번째 여진은 광주와 목포 등 전남 서부권까지 건물이 약 10초간 흔들리는 진동을 느꼈다.

일부 시민들은 수 초간 건물이 흔들리자 건물 밖으로 대피하며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집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남 순천시 연향동 B아파트 12층에 사는 중학생 김모(15)양은 “안방에서 동생과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방바닥이 흔들리며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진동이 심해 무서워서 동생과 함께 울면서 아파트 밖으로 뛰쳐나갔다”고 말했다.

목포에서도 고층 아파트가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감지됐다. 목포 옥암지구 18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양모(46ㆍ여)씨는“아파트 현관 쪽에서 소리가 들리고 거실등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애들이 깜짝 놀라 당황했다”며 “막내아들과 함께 곧바로 계단을 통해 대피했다”고 말했다.

광주 운암동 김모(53)씨는 “처음에는 약한 진동이 느껴져 지나가는 대형 트럭에 의한 것으로 각했는데 조금 뒤 곧바로 아파트가 들썩들썩할 정도로 흔들렸다”며 “아파트 밖으로 대피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을 때 또 한 차례 진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장성의 한 고교에서는 건물 2~4층 외벽에 균열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돼 학교는 기숙사 학생 150여명을 긴급 귀가 조치했다.

전북 전주 익산 무주 임실 등에서도 건물과 땅이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전북 익산시 모현동에 거주한 고모(50ㆍ여)씨는 “12층 아파트에 혼자 있다가 소파와 화분이 흔들거려 놀래서 옷도 챙겨 입지 못한 채 속옷 바람으로 뛰어 내려갔다”며 “나중에 검색을 하자 지진이 발생한 것을 알게 돼 가족들한테 연락을 했으나 전화까지 불통돼 지금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불안하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전주의 모 식당에서 저녁을 먹다 지진을 감지한 염모(51)씨는 “갑자기 3~4초 동안 건물이 움직여 직감적으로 지진이라고 느꼈다”며 “몇 개월 전 일본 구마모토현으로 여행 갔을 때 지진이 일어나 그 당시 경험 때문에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지진 여파로 대부분의 호남지역에서 일시적으로 휴대전화와 컴퓨터 연결이 안 되면서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아파트 광장에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로를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소방당국은 지진 발생 초기 ‘건물이 흔들린다’는 신고에 ‘빨리 대피하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이번 지진은 제주 섬도 흔들어 놓았다. 일부 고층아파트 주민들은 진동을 직접 느꼈고 지진 발생 직후 휴대전화 등이 장애가 발생하자 제주도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주도소방본부 119상황실에는 지진 관련 문의 신고가 폭주 지금까지 360여건이 접수됐다.

직장인 임모(49)씨는 “제주에서도 지진 진동을 느꼈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지만 지진 때문에 카톡이나 휴대전화가 안 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직장 동료들과 연락하는 단체카톡방에도 지진 때문에 불안하다는 얘기가 계속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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