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3후보지에 무게

정부, 제3후보지에 무게
“주민 동의 땐 머뭇거릴 이유 없어”
이번 주 현장조사 나설 방침
성주 주민 선호하는 초전면 골프장
주변 임야 신속 매입 여부 불투명
국회에서 문제 제기 등 지연 땐
내년 배치 구상까지 틀어질 수도
경북 성주군청 앞에 설치돼 있는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 신상순 선임기자

경북 성주군의 제3후보지 검토 요청이 임박하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국방부는 현장조사와 한미 양국간 협의를 거쳐 조속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유력 후보지와 인접한 김천시가 반발하고 있어 섣불리 부지를 바꿀 경우 10년 넘게 표류한 강정마을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국방부 관계자는 21일 “성주군민의 동의라는 절차적 정당성을 거친다면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며 “한시라도 빨리 제3후보지 검토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13일 성주읍 성산리의 공군 미사일 포대(성주포대)를 사드 배치 부지로 발표했고, 26일에는 “제3의 장소는 모두 부적합하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제3후보지에 대한 기초조사를 끝냈다는 것이다. 이어 초전면의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이 대안으로 급부상하자, 지난 11일 류제승 정책실장이 발 빠르게 현장을 답사하며 사전 점검을 마쳤다.

이에 국방부는 이번 주 본격적인 현장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사드 배치기준은 ▦군사적 효용성 ▦주민과 장비의 안전 ▦전기ㆍ도로 등 기반시설 ▦경계 및 보안 ▦건설 비용 ▦배치 기간의 6가지다. 문상균 대변인은 18일 “군사적 효용성은 성주 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밝혀 결국 주민안전과 기반시설, 비용이 부지를 결정짓는 관건이다.

이에 비춰 성주포대는 공군이 운영하는 곳이어서 사드를 배치해도 추가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 강점이 있다. 반면 1만4,000여명이 사는 성주읍과 불과 1.5㎞ 거리여서 레이더의 유해 전자파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와 달리 초전면의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은 성주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져 있어 성주군민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또한 성주포대와 마찬가지로 접근성이 좋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다만 사유지인 골프장 주변 임야를 신속하게 매입할 수 있을 지가 불투명하다. 매입비용은 모두 우리 정부 부담이어서, 국회에서 비준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할 경우 내년까지 사드를 배치한다는 한미 양국의 구상이 틀어질 수도 있다. 또 다른 후보지로 거론된 금수면 염속산과 수륜면 까치산은 산 정상을 깎는데 1,000억원 이상이 들고 기지조성에 4,5년이 걸려 검토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된 상태다.

무엇보다 김천 시민의 거센 반발이 변수다. 성주골프장의 경우에도 1.5㎞ 떨어진 김천시 남면에 200여세대, 400여명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발고도 680m에 위치해 성주포대(383m)보다 전자파 논란이 덜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김천시 인구는 14만여명으로, 성주(4만5,000여명)의 3배가 넘는다. 정부 관계자는 “김천시민들이 집단 반발할 경우 국방부는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나는 격이 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제2의 강정마을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의 경우 당초 최적지인 화순항에서 위미리로, 다시 강정마을로 위치를 바꾸다 10년 넘게 표류한 전례 때문이다. 성주군민의 의견을 존중해 제3후보지 검토에 나서겠지만, 기존 발표를 뒤집을 경우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운 탓이다.

국방부는 제3후보지에 대한 조사와 병행해 주한미군과의 협의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조사는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양국 공동실무단이 맡는다. 군 관계자는 “제3후보지를 놓고 아직 양국간 공식 협의를 한 것은 없지만 미 측도 국내의 사드 논란을 잘 알고 있어 순순히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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