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6곳 수용률 77% 달해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된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 관계자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뉴스1

인천 계양구 계산동 ‘내일을여는집’ 남성 노숙인 쉼터는 지난해 7, 8월 두 달 간 신규 입소자가 두 명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7월에만 8명이 입소했고, 이달 들어서도 3명이 더 들어왔다. 추위와 동사의 위험을 피해 많은 노숙인들이 시설에 들어와 생활하는 겨울철에는 정원(25명)보다 많은 30명 정도가 이곳에 머문다.

손재오 쉼터 시설장은 “경기 불황 등 때문에 거리로 나오는 노숙인들이 늘면 쉼터를 찾는 노숙인 수가 늘 수 있으나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노숙인 수에는 크게 변함이 없다”며 “여름 들어 신규 입소자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무더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폭염 때문에 쉼터 등 시설에 노숙인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남성 노숙인 쉼터와 해오름 일시보호소 등 지역 노숙인 시설 6곳의 수용률은 10일 현재 76.8%에 이르고 있다. 정원 415명 시설에 319명이 입소한 상태다. 이는 상대적으로 노숙인들이 몰리는 겨울철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치다. 갑작스런 한파가 찾아왔던 올 1월 중순 당시 입소율은 82.4%, 입소자는 342명이었다.

노숙인들이 낮이나 밤 시간에 잠깐 머무는 임시보호시설이 아닌 24시간 지내야 하는 자활시설의 문까지 두드릴 정도로 올해 더위는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이후 섬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처음으로 폭염특보가 내려진 11일까지 인천에는 8일 연속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2012년 8월 1~7일 일주일간 폭염특보가 내려졌던 기존 최장 기록도 이미 경신했다. 열 탈진과 열 경련, 열사병, 열 실신 등 온열 질환자 수도 8일 현재 46명으로 작년 전체 32명을 이미 뛰어 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평역, 주안역, 인천터미널 등 밖에서 지내는 노숙인들이 시에서 파악된 숫자만 86명이 넘는다. 한 노숙인 시설 관계자는 “이들은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음주, 흡연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 등 때문에 밖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음주 상태에서 더위에 방치될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거상태가 취약한 노숙인의 경우 혹서기 폭염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많아 8월까지 집중 보호 기간을 정해 운영하고 있다”며 “노숙인 쉼터 측과 함께 냉수, 여름내의, 상비약 등을 나눠주고 시설 입소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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