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말벌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른바 ‘벌 쏘임’ 에 따른 인명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충남 보령시 성주면 개화예술공원 인근 도로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 김 모(56)씨가 말벌에 쏘여 숨졌다.?함께 작업하던 또 다른 김모(53)씨는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충남도소방본부는 11일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벌집 제거 신고 건수가 급증함에 따라 야외 활동 중 벌 쏘임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벌집 제거 출동 건수는 3,129건으로 지난해 2,378건 대비 751건 증가했다. 예년보다 장마가 짧고 6월부터 계속된 고온현상으로 벌의 생육환경이 좋아져 개체수가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지난해도 벌집 제거 출동 건수가 총 9,574건에 이르고,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는 8~9월에 7,096건이 발생해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벌 쏘임 환자 역시 총 528명 중 이 시기에 397명이 발생해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산이 많은 지역인 공주에서 벌집 제거 출동 건수 1,020건, 벌 쏘임 환자 7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해안지역인 태안이 378건, 20명으로 가장 적었다.
특히 말벌은 공격성과 독성이 강하고 독의 양이 일반 벌의 수십 배에 달해 쏘일 경우 호흡곤란이나 실신 등 증상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도소방본부는 사고 예방을 위해 벌집을 발견한 경우 스스로 제거하려 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철의(곤충학 박사) 안동대 교수는 “벌초, 산행 등 야외 활동 때 벌을 유인할 수 있는 검정색이나 주황색 계열의 복장을 삼가고 수박 등 단 음식을 곁에 두지 않아야 한다”며 “야외 활동 전 곤충기피제를 바르고 벌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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