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州 폭염 경보
뜨거운 고기압 갇힌 열돔현상
캘리포니아 산불 확산 일로
민주 전당대회도 비상 걸려
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이 빠르게 번지며 24일 플라세리타 캐년 국립공원까지 불태우고 있다. 샌타클래리타=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열돔(Heat dome)’ 현상이 기승을 부리며 27개 주가 폭염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나 사흘간 89㎢에 달하는 산림을 태우고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 로스앤젤레스 북부 샌타클래리타 밸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이날까지 여의도(2.9㎢)의 약 30배에 달하는 89㎢의 면적이 불에 탔다. 산불은 고온ㆍ건조한 환경에서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며 주택가 인근까지 확산됐다. 이에 따라 리틀 터헝가와 샌드캐년 등 지역에 사는 1,500가구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로스앤젤레스 소방대의 존 트립 대장은 “고온과 심한 가뭄으로 수목이 바싹 말라 불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며 “산불이 마치 화물열차처럼 달리며 주택들을 집어 삼키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관 900여명과 소방헬기, 항공기 등이 투입됐지만 섭씨 4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 지형마저 험준해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오전 11시까지 산불 진화율은 10%에 불과하다. 특히 산불로 생긴 거대한 구름이 인근 오렌지 카운티 북부까지 뒤덮은 상황이다.

산불을 키운 무더위는 대기권 중상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며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놓는 기상 현상인 ‘열돔’때문으로 분석된다. 열이 쌓인 모습이 마치 반구형 지붕 인 ‘돔(dome)’과 비슷해 열돔으로 불린다. 미국 언론들은 열돔 현상이 계속되면서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역 거주민 1억1,400만여명이 더위로 고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북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만 노인 5명이 폭염으로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도 열돔 영향권에 들며 비상이 걸렸다. 전당대회 개막일인 25일 필라델피아는 최고 42.2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에 외신들은 전당대회장 근처에서 시위를 벌이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들이 폭염에 따른 사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