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사드' 이해 부탁드린다" 몽골서 메시지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의 단체 기념촬영장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울란바토르=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극렬하게 반대하는 경북 성주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가 열린 몽골 울란바토르에 18일까지 머물 예정인 박 대통령은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국내에 보냈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의 트럭 테러와 터키의 쿠데타 시도를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서 사드 배치 문제로 국내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국가 안보를 위해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사드 불안을 달래기 위해 성주를 방문한 황교안 국무총리가 6시간30분 동안 억류되는 등, 사드 갈등이 가열되는 상황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의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우리도 경계 태세를 늦추지 말고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 총력을 다하고 재외 국민 보호를 위해 대응 태세를 강화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한편 ASEM 폐막일인 이날 발생한 터키 쿠데타 시도 때문에, 각국 정상과 관료들의 단체 사진 촬영에서 박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국 인사들이 빠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몽골 정부는 이날 오전 ‘리트리트 세션’(자유 토론)이 시작하기 전에, 회의장인 대형 게르(몽골 전통 가옥)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는 행사를 마련했다. 하지만 유럽의 일부 참석자들이 터키 사태를 논의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등 다섯 국가의 정상과 관료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사진을 찍고 포토 존을 떠나 게르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박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등은 ASEM 의전 관례 상 의전 서열이 높아 늦게 도착하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도 몽골 정부는 박 대통령 등을 기다리지 않고 촬영 행사를 약 1분 만에 끝냈다. 리커창 중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은 사진을 찍었다.

정부 관계자는 “ASEM 공식 기념 단체 사진은 개막일인 15일 박 대통령 등 참석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미 찍었고, 16일 촬영은 몽골 정부가 따로 준비한 것이었다”며 “유럽 참석자들은 16일 회의 내내 터키 상황을 보고 받고 대책을 논의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올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때도 세면장에 가느라 단체 사진 촬영에서 빠진 적이 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한 각국 정상과 관료들이 회의장인 대형 게르(몽골 전통가옥)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유럽 측 참석자들이 터키 쿠데타 문제를 논의한다며 서둘러 자리를 뜨고 몽골 정부가 약 1분 만에 사진 촬영을 끝내는 바람에 박근혜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등 다섯 국가의 정상과 관료들은 빠졌다. 박 대통령 등은 의전 서열이 높아 촬영장에 늦게 도착하기로 돼 있었다. 울란바토르=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각국 정상과 관료들이 아시아와 유럽의 현안을 놓고 자유롭게 토론한 리트리트 세션에서 북한 문제 해결과 한반도 통일을 위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하나의 유라시아 대륙이라는 ASEM의 비전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한반도 통일”이라며 "북한 인권문제와 핵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도 결국 한반도 통일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은 부족한 재원을 주민들의 삶 개선에 투입하기는커녕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쏟아 부으면서 핵개발과 경제발전이라는 상충되는 정책노선에 집착하고 있고, 다양한 형태의 도발로 국제사회의 평화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울란바토르(몽골)=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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