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저녁 쿠데타를 일으킨 터키 군인들과 시민들이 이스탄불 중심가 탁심 광장을 장악한 뒤 승리의 표시로 터키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스탄불=EPA 연합뉴스

터키에서 15일(현지시간)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쿠데타 세력이 군중을 향해 발포해 경찰은 물론, 일부 시민들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 차 외국에 체류 중이었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수도 앙카라로 귀국하려 했지만 공항이 폐쇄되는 바람에 서부 도시 이즈미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측은 이날 민영 NTV 방송국과 도안 통신사를 통해 성명을 내고 “전국의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쿠데타측은 “민주적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권력을 장악했다”면서 “현존하는 외교관계는 계속될 것이며 법치를 계속 중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국영방송도 “터키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통행금지 시행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쿠데타 세력은 이 과정에서 군중을 향해 발포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상자 규모가 얼마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수도 앙카라 교외에서 쿠데타측과 경찰간 교전이 발생, 경찰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측은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과 보스포러스해협 대교 2곳, 국영방송 등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앙카라 의회에 탱크가 진입해 포격을 하는 등 주요 시설이 대부분 장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세력이 쿠데타를 주도하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대통령이 수도를 비운 사이 탱크와 헬기 등이 동원된 쿠데타가 진행된 것으로 보아 군부 상당 부분이 동참한 것으로 추정된다. 터키군 참모총장 등 인질들이 군사본부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수도 앙카라의 거리에 탱크가 배치됐으며 총격전이 벌어졌다. 이스탄불 경찰본부 근처 등 시내 곳곳에서 총성이 들렸으며 군용 제트기와 헬리콥터가 도시 상공을 저공 비행했다. 터키군부 본부 앞에는 앰뷸런스가 목격됐다

쿠데타 세력에 장악된 아타튀르크공항은 항공편이 전면 취소됐다. 또 군부 웹사이트는 폐쇄됐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NTV 방송국이 쿠데타 세력에 점령되기 직전 “터키 군부의 일부 세력이 불법적 시도를 진행 중”이라며 “민주주의를 중단시키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터키 시민들이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서 터키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스탄불=로이터 연합뉴스

쿠데타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휴가차 외국에 체류 중이었으며, 현재 신변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측은 “군부 명의로 발표된 쿠데타 성명이 군 사령부의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CNN투르크와의 스마트폰 영상 통화를 통해 “내가 민주적 선거를 통해 뽑힌 대통령”이라며 “터키 국민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거리, 광장, 공항으로 나가 정부에 대한 지지와 단결을 (군부에)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수도 앙카라 거리는 쿠데타 직후 인적이 완전히 끊겼다. 소셜미디어는 일부 접속장애를 겪고 있으며, 조만간 통신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터키 주재 한국공관은 교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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