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 시립 서북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김관홍 잠수사 발인식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운구를 들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에서 구조와 수색 작업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에게 의료 지원을 확대하는 특별법 개정안이 20일 발의된다. 지난 17일 사망한 김관홍 잠수사의 유지(遺志)가 담겨 ‘김관홍 잠수사법‘의 별칭이 붙여졌다. 대표 발의자는 김 잠수사가 4ㆍ13 총선 당시 운전기사를 자원하면서 당선을 도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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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이 발의하는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피해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이들에 대한 정신치료 등 지원을 현실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법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피해자를 ‘승선자 및 그들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과 형제자매’로 한정해, 자원봉사자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진행 중인 2차 피해가 방치된 것을 바로잡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개정안은 우선 특별법 지원 대상을 ▦민간 잠수사 ▦소방공무원 ▦세월호 참사 당시 재학 중이던 단원고 학생 및 교직원 ▦구조 및 수습활동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로 확대했다. 그 동안 김 잠수사를 포함한 이들은 지원 대상이 아니란 이유로 자비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 치료 등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생계를 유지하며 치료를 병행해야 해 지속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의료 및 심리 치료 지원의 실효성 확보에도 집중했다. 현행법은 피해자가 심리상담과 정신질환 검사를 받더라도 그 비용을 2020년 3월28일까지만 지원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심리 치료가 증상의 경중에 따라 10년을 넘는 경우가 빈번함에도 기계적으로 시한을 못박은 것이다. 이에 개정안은 비용 지급 제한기한 조항 자체를 삭제하고, 피해자들이 완치 시까지 정부 지원이 이어지도록 규정했다.

2015년 12월 16일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민간 잠수사 김관홍씨가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질문하는 모습. 연합뉴스

개정안은 또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김 잠수사와 같이 구조 및 수색작업에 참여한 전체 인원에게도 적용토록 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 수습에 기여한 행위를 국가적 차원에서 예우하겠다는 것으로, 과잉 예우 논란이 예상된다. 세월호에 탑승해 사망한 단원고 기간제 교사를 공무원 연금법상 순직공무원으로 처리하는 등 법의 사각지대 해소에도 신경을 썼다.

19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 시립 서북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세월호 의인’ 고 김관홍 잠수사 발인식에서 고인의 운구가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개정안은 김 잠수사와 법무법인 공감 등이 세월호 참사 후 정부의 주먹구구식 의료 지원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당초 20일 진행될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에는 김 잠수사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박 의원은 19일 본보 통화에서 “다른 자원봉사자들만큼은 김 잠수사가 숨지기 전까지 참았던 고통을 받지 않도록 개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개정안 발의에는 야3당이 모두 참가했다. 공동 발의자 총 36명 가운데 더민주는 김부겸ㆍ설훈ㆍ서영교 의원, 국민의당은 김관영ㆍ황주홍 의원 등이 뜻을 함께 했다. 정의당은 현직 의원 6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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