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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이 없어 더 무섭다… 조용한 뼈 도둑, 골다공증

입력
2016.06.1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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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으로 인해 50세를 넘긴 여성의 29% 정도가 뼈가 부러질 위험을 안고 있지만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사람은 3분 1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MSD 제공
골다공증으로 인해 50세를 넘긴 여성의 29% 정도가 뼈가 부러질 위험을 안고 있지만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사람은 3분 1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MSD 제공

50세 이상 여성 40% 발병

골절 전에는 별 증상 없어

여성 환자 중 14%만 치료

대퇴 골절 시 사망 위험 커

고령자 1년 내 17% 사망

지속적 약물 치료ㆍ관리 해야

골다공증은 골밀도가 떨어지면서 바람이 든 무처럼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병이다. 뼈가 감소하고 질적으로 떨어져 뼈 강도가 약해져 골절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골절되기 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조용한 도둑’으로 불린다.

나이 들수록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데 고령 인구 증가로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여성이 많이 걸린다. 50세 이상 여성 10명 가운데 3~4명이 앓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골다공증 환자 가운데 조기 진단하는 경우는 드물다. 골다공증 여성 환자 가운데 13.5%만 치료 받을 정도로 인식이 낮다. 이 때문에 50세 이상 여성 29%가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압박골절이나 엉덩이관절골절 등 뼈가 부러질 위험을 안고 있다.

최근 5년 간 31.4% 환자 늘어나

골다공증 환자가 급증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년 61만 4,397명에서 2013년 80만 7,137명으로 최근 5년 새 31.4% 증가했다. 유병률은 보통 50세 이상 여성 10명 중 3~4명, 50세 이상 남성 10명 중 1명 꼴로 나타난다. 여성이 더 많이 걸린다고 해서 남성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 생기면 1년 이내 사망하는 확률이 남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단지 뼈가 약해지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뼈 부위에 골절로 인한 장애와 사망 위험성이 매우 높다. 실내에서 가볍게 넘어지거나 물체에 스치는 등 가벼운 충격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50세 이상 환자에서 급격히 증가한다. 손목, 척추, 대퇴 골절이 가장 많다. 특히 대퇴 골절은 장애와 사망위험이 높다. 논문에 따르면, 대퇴 골절이 발생한 1년 이후 남녀 환자의 활동수준을 조사했을 때, 10명 중 8명이 휠체어 등 보조 보행기 사용이 필요한 상태였다. 6명은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대퇴 골절로 인한 사망 위험성도 높다. 특히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부러진 고령자가 1년 이내 사망하는 비율은 17.3%나 될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대퇴 골절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평생 다른 사람의 도움과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골다공증은 뼈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보니 골관절염(퇴행성관절염)과 혼동하기 쉽다. 보통 통증이 있으면 골관절염을 의심하기 마련이다. 골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점 없어지면서 연골이나 그 주변 뼈에 염증 및 통증을 수반한다. 골다공증과 골관절염 두 질환 모두 50세 이상 여성에서 많이 발병한다. 이들 질병은 문제되는 부위의 통증 유무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약물 치료 등 치료관리에서 차이가 나므로 임의로 소염 진통제 등을 먹으면 안 되고,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다.

윤성환 이춘택병원 원장은 "골다공증과 골관절염은 중년 여성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대표적 질환"이라며 "특히 골다공증은 통증이 없어 질병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고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위험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윤성환 이춘택병원 원장이 골다공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윤성환 이춘택병원 원장이 골다공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약물 치료하면 사망률 43% 줄어

골다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려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꾸준히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골다공증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한골다공증학회와 대한골대사학회 등이 50대 폐경기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 치료를 받고 이는 경우가 13.5%에 불과했다. 또한 조사 대상자의 38.4%만 1~2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등 대부분의 폐경기 여성이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소홀히 했다.

또한 골다공증성 골절은 골감소증일 때도 생기는데, 그 위험성을 알지 못하는 여성이 많은 것도 문제라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60세 이상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폐경기 여성에게 생긴 골절 부상 가운데 56.5%는 골감소증, 26.9%는 골다공증이 원인이었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대퇴 골절 후 골다공증 약을 먹으면 그렇지 않는 경우보다 사망률이 43%나 줄었다. 이처럼 약물치료가 중요하지만 약을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약을 임의로 먹지 않으면 골절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전문의의 진단과 판단에 따라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 원장은 "골다공증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자칫 별것 아닌 문제로 치부하기 쉽다”며 “하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대퇴 골절 등 치명적인 위험성이 증가해 사망 위험도 높은 질환"이라고 했다. 그는 “고령화로 인해 골다공증 위험성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50세 이상이라면 골다공증 발병 위험군 여부를 진단받아 적극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골절이 됐다면 골절로 인한 합병증과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수술하고 약도 먹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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