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태권도의 총 본산 국기원이 신임 이사장 선출과 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갖가지 잡음을 내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수뇌부 선임과 자격 논란, 물러나겠다던 이사장의 인사 관여 등 정치 논리에 휘말린 국기원에 대한 태권도인들의 개탄의 목소리가 높다.

국기원은 지난 3일 2016년도 제1차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원장 직무대행인 오현득(64) 부원장을 신임 원장으로 선임했다. 국기원은 정관에 따라 이사장, 원장, 부원장을 포함한 25인 이내의 이사를 둘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당연직 이사 2명을 제외한 기존 23명의 이사 중 그나마 2명이 중도 사퇴하고 9명은 지난달 26일로 임기가 끝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명만이 재적이사로 남은 상황이다. 때문에 신임 이사를 먼저 선출해 구색을 갖추고 신임 이사장을 선출한 뒤 이사장이 국기원장을 임면하는 것이 순리에 맞는데도 홍문종(61) 이사장은 서둘러 원장 선임부터 강행했다. 게다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혀 오는 16일로 3년 임기를 마칠 그가 상식적으로 후임 이사장이 해야 할 원장 추천권을 행사한 점은 더더욱 논란이다.

신임 오 원장의 자격도 도마 위에 올랐다. 태권도 단증 5단에 그친 그의 태권도인으로서의 자질은 논외로 하더라도 규정상 뻔한 논란이 예상된다. 오 원장은 특수법인 국기원 1기 집행부에서 상임감사와 연수원장, 행정부원장을 거쳤지만 2013년 불신임을 당해 이사 자격을 잃었다. 우여곡절 끝에 그 해 10월 홍 이사장에 의해 2기 집행부 이사로 재선임됐다가 상근직 임원 자리까지 올랐다. 약 5개월의 공백이 있었지만 1, 2기 집행부에서 이사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미 한 차례 연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는 1기와 2기 사이에 공백이 있었기에 연임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서도 당시 이사회 결과 전형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이사회에서 이사장이 추천하기로 했다. 신임 이사장과 이사를 선출할 이사회는 15일로 예정돼 있고, 홍 이사장의 임기는 16일까지다. 임기를 하루 남긴 이사장이 또 한번 막중한 인사권을 휘두르고 떠날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 지정 압박을 받고 있는 서울시태권도협회(서태협) 전임 집행부가 대거 국기원 신임이사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태권도 승부조작 등과 관련해 9명의 전ㆍ현직 임직원을 기소한 바로 그 집행부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국기원의 민낯은 또 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에 년 12억원에 달하는 지원금 중단이 대표적이다. WTF가 국제 VIP들에게 명예 10단증을 발급해 ‘단증 발급 질서’를 혼란케 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WTF의 명예단증 발급은 김운용 총재시절부터 해오던 관례다. 국기원은 공인 단증 발급주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세계는 이미 국기원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실제 많은 국가협회에서 국기원 단증을 인정 않고 그들 나름대로 단증을 발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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