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곤 전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부소장이 지난달 20일 서울시 중구 한국일보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왕태석 기자

“국제재판관으로 지내며 얻은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싶어 고민하던 중 김앤장 국제법연구소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연구소 일을 하는 틈틈이 특강이나 강의를 하며 더 많은 후배들과 경험을 나눌 계획입니다.”

25일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국제법연구소 초대 소장 부임으로 인생 3막을 여는 권오곤 전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부소장은 “변호사로서 한국 기업의 해외활동을 자문하고 한국 법률서비스를 선진화하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1979년 임관해 22년간 판사생활을 한 그는 2001년 2월 한국인 판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ICTY 재판관이 됐다. 지난 3월 15년 간의 소임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변호사 직함이 담긴 세 번째 명함을 갖게 됐다.

권 소장은 연구소에서 국제형사법 전문지식을 활용해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등 국제소송사례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국내 기업이 해외 업무를 맡으며 발생하는 사건의 법률자문도 맡는다.

그는 1976년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이듬해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으며 사법연수원 9기를 수석으로 수료해 ‘수석 3관왕’으로 불린다.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대통령비서실 법제연구관과 법원행정처 기획담당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헌법재판소 연구부장 등을 거쳤다. 권 재판관은 대구고법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던 2001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유학 중인 후배 판사로부터 “법조인 출신인 이준 열사가 만국평화회의에 참석도 못하고 화병으로 숨졌는데, 그 회의를 기념해 지은 평화궁(현 ICTY 청사)에 한국인 법조인이 한 명도 못 들어갔다”는 이메일을 받고 ICTY 재판관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ICTY 재판관 재직 당시 유고연방에서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촉발시켜 내전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의 재판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학살사건으로 불리는 스레브레니차 무슬림 난민 학살사건,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인종청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스릅스카 공화국 전 대통령 라도반 카라지치 재판 등을 맡았다.

부소장으로 재임 중이던 2009년에는 김용담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4명 중 1명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2009년 올해의 법조인상, 2011년 영산법률문화상, 2013년 한국법률문화상을 받았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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