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라는 한국 고유의 타락한 법률 관행과 단단하게 결부된 불법적 로비 수단이며 동시에 탈세 수단이다. 2000년 이후로 한정하더라도, 언론 보도에 의하면, 변호사 시절의 현직 국무총리, 법무장관 출신 변호사, 검사장 출신 변호사,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등이 이 수단을 악용했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전화 변론이 가능한 변호사를 ‘사려면’, 의뢰인으로서는 적게는 몇천만원, 보통은 1억 원 이상, 그리고 현재 밝혀진바, 최고가로는 50억원을 써야만 한다는 게 밝혀졌다. 전화 변론은 사법 정의를 무너뜨림과 동시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지속시키는 나쁜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서,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은 죄를 지어도 처벌을 전혀 받지 않거나 혹은 벌을 받는 시늉만을 할 수가 있는데, 바로 이것을 가능케 하는 장치가 바로 전화 변론이다. 더 쉽게 말자면, 한국에서 전화 변론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의뢰인은 재벌이거나 혹은 재벌급의 자산을 가진 부유층뿐이다.

전화 변론이 탈세 수단이 되어버리는 것은 전관 변호사들이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에 임하기 때문이다. 변호사 수임료는 10%의 부가세, 비용을 제외한 금액의 35%가 소득세, 다시 소득세의 10%가 주민세로 부과된다고 한다. 선임계를 내지 않고 전화 변론을 하면 소득신고의 누락을 통해 탈세가 가능해지며 전화 변론의 대가는 주로 현금으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전화 변론은 기소 이전 단계부터 작동이 가능하다. 세상의 상식에 의하면, 형사 사건의 피의자 입장에서는, 경찰 - 검찰 - 법원으로 이어지는 사법 절차 중에서 가급적 앞쪽에서 법망을 피해 가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므로, 전화 변론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벌어진다. 수요가 있는 만큼 수사 단계에서부터 전관 변호사가 제공하는 전화 변론은 고액의 돈을 받고서 비밀리에 행해진다.

기소된 이후에도 전화 변론은 효력이 있다. 현직 검사나 판사 입장에서 전관 출신 변호사라는 것은 바로 엊그제까지 자기를 지휘했던 상급자이므로 대부분의 판검사는 전화 변론을 매몰차게 거절할 수가 없다. 지방검찰청의 한 간부는 “사람 사이에는 정이라는 게 있다, 내가 모시던 검사장이 변호사 개업 뒤 전화를 했는데 ‘혹시 선임계는 내셨나요’라고 물어볼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밝힌 바 있다.

또, 현직 검사들은 “검찰 선배들이 전화해서 하는 얘기가 ‘내가 장관도 잘 알고 총장도 잘 안다’는 말”이라며 “이들의 부탁에 잘 응대하지 않으면 ‘버릇이 없다’는 식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고 있다. 즉 전관 변호사들은 나중에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 혹은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고 싶지 않은 대부분의 검사로서는 ‘꺼진 불(전관 변호사)도 다시 보’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사법 정의를 무너뜨리고 계급 간의 불화 및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 아버지 시절의 발상에서 말한다면, 전화 변론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에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법으로는 소위 국가보안법이 있다. 국가보안법을 지탱하는 발상으로 전관예우를 다루면 전관예우가 사라질 것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변론은 꼭 법정에서만 하도록 하고 업무 연락은 법원 서기나 검찰 사무관이 변호사 사무실과 처리하도록 한다. 또 변론 등 업무에 관련된 내용의 전화 등을 변호사나 정치인 등으로부터 받은 판검사 및 경찰은 즉시 소속 기관에 신고하도록 하고, 동시에 그런 내용의 전화 등은 반드시 녹음해두도록 한다. 신고나 녹음의 의무를 저버린 사람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즉시 파면하고 평생 각종 자격을 박탈한다. 전화 변론이나 청탁을 하는 전관 변호사나 정치인도 마찬가지로 처리한다.

이 내용과 수준이 너무 싱가포르적이라고? 절대 그렇지 않다. 전화 변론을 하는 전관 변호사 자신이나 몇억씩을 쓰면서 전화 변론 서비스를 이용하는 부유층 자체가 국가의 적이고 공공의 적이다. 비유적으로 말해서, 그들은 이적 단체의 구성원이다. 나는 북한 핵미사일보다 그들이 더 무섭고 싫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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